안양시 관내 폐기물업체 이전 허가 '일파만파'

안양시 간부공무원 대기발령 등 징계... 업체, "땅 등기 넘어온 상황 이전 강행"

등록 2012.03.28 14:44수정 2012.03.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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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시청 전경
안양시청 전경최병렬
안양시청 전경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가 관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D산업(주)가 관양동에서 호계2동으로 사업장을 옮기겠다고 신청한 시설부지 이전 타당성 요청에 대해 사업장 이전 허가 공문을 보내 물의를 빚은 담당 국장과 과장을 대기발령하고 팀장은 징계 방침을 결정했다.

 

안양시 감사실는 27일 "관양동 소재 D산업(주) 사업장의 호계동 이전과 관련하여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업장 이전 허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실은 구체적으로 "이번 민원발생 원인과 담당부서의 업무처리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확인한 결과 D산업(주)에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별지 제11호서식)'의 신청서에 의한 정식 허가 신청이 아닌, '사업장 이전 협의 요청'으로 이전에 따른 사전 입지 타당성 여부를 질의 하였으나, 청소행정과에서 관련부서와 협의, 법적 검토를 실시한 후 '교통대책을 강구하는 조건으로 이전이 가능함'으로 회신하여야 함에도 '이전을 허가 합니다'로 잘못 회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실은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고 행정 착오로 민원을 발생시킨 담당팀장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물어 징계조치 절차를 밟기로 하고, 청소행정과장과 환경사업소장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조치했다.

 

안양시 감사실 관계자는 "안양시장이 공무원들의 행정처리 잘못으로 인하여 시민들께 심려와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전하며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업무연찬은 물론 지속적으로 공직기강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양시, 정식 허가신청서 접수도 받지않고 '허가합니다' 공문 

 

 안양시가 관내 건설폐기물 업체 D산업에 보낸 공문(2010년 11월 22일자)에서 '이전을 허가합니다'고 명시해 사실상 폐기물업체의 이전을 승인했다.
안양시가 관내 건설폐기물 업체 D산업에 보낸 공문(2010년 11월 22일자)에서 '이전을 허가합니다'고 명시해 사실상 폐기물업체의 이전을 승인했다.최병렬
안양시가 관내 건설폐기물 업체 D산업에 보낸 공문(2010년 11월 22일자)에서 '이전을 허가합니다'고 명시해 사실상 폐기물업체의 이전을 승인했다. ⓒ 최병렬

 

이는 건설폐기물 업체 D산업이 안양시 관양동 896번지에 소재한 처리장을 호계2동 170-6번지외 1필지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5일 안양시에 타당성 검토 요청을 질의하자 11월 22일 '이전을 허가합니다'고 사실상 폐기물업체의 이전을 승인한 것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것으로 사상 초유의 집행기관의 법률오판 또는 업무착오가 발생한 것이다.

안양시는 뒤늦게 "업체와 사업장 이전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전 가능합니다'를 '이전 허가합니다'라고 잘못 기재한 것이다. 정식 이전신청서류는 아니다"고 해명하고 지난 21일 '이전이 가능하다'고 정정한 공문을 해당 업체에 다시 보냈다.

 

또한, 안양시 감사실장은 지난 27일 오후 3시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를 방문해 조사 결과와 관계공무원의 문책과 징계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원회는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송현주)를 꾸려 주민의견 청취와 시 관련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시 집행기관에 전달한 의견서를 통해 집행기관의 답변과 책임을 묻고 이전허가를 즉시 철회하라 요구한바 있다.

 

 안양시청앞에서 폐기물처리업체 이전허가를 취소하라고 시위하는 주민들
안양시청앞에서 폐기물처리업체 이전허가를 취소하라고 시위하는 주민들최병렬
안양시청앞에서 폐기물처리업체 이전허가를 취소하라고 시위하는 주민들 ⓒ 최병렬

 

해당업체, "부지매입 이전등기까지 마쳐 이전 강행하겠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공무원 문책과 징계로 끝나지 않고 차후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안양시장 비서실 관계자는 27일 전화통화에서 "향후 조치와 계획을 묻는 질문에 "빠른시간내 관련부서 후임자들을 선정해 수습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며 "업체가 관련서류를 첨부해 이전허가 신청을 정식으로 해오면 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설폐기물 처리업체가 '이전을 허가합니다'고 명시하고 시장 직인까지 찍힌 앙양시 '이전 허가' 공문을 접수함과 동시에 이전 대상부지를 63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 지난 2월 5일 이전등기까지 마쳤다는 점에서 복잡하게 꼬이고 있는 것이다.

 

해당 업체 차아무개 사장도 전화통화에서 "안양시가 시설부지 이전 타당성 요청에 '이전을 허가한다'고 공문을 보내왔다. 각 부서의 의견도 첨부돼 있다. 당초 땅주인과 안양시로 부터 허가가 나오면 사는 조건으로 3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가 시의 허가를 받은 이후 중도금까지 58억 원을 이미 지불하고 등기까지 넘겨받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차 사장은 "현재 금융비용이 월 4천만 원이나 발생하고 있다. 안양시가 이미 허가를 했다고 보기에 허가 신청을 다시 내는 것은 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업장 이전을 강행할 계획이다"며 "언론에서 특혜의혹 하는데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안양시의 '허가' 공문이 토지매입의 명분이 됐다는 것으로 안양시가 집단민원을 이유로 이전을 불허하면 법적 책임과 소송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해당업체가 이전을 진행하면 주민들은 집단 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안양 #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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