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인문학, 노래로 쓰다. 정경량 지음, 태학사 펴냄. 15000원
송상호
이 책에는 요즘 유행하는 댄스음악은 없다. 유행 따라가다 놓쳐버린 노래들이 독자를 반긴다. 자장가, 동요, 가곡, 민요, 사회참여 노래, 찬송가, 흘러간 대중가요 등이 있다. 사느라 정신없어서 떠내려 보낸 추억을 길어 올리기 충분하다.
책 전반부에선 시와 음악의 적당한 이론이,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각 장르의 노래와 배경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 정경량 교수(목원대학교 독문학과)는 저서가 일반인들에게 훌륭한 교양도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의 말이 사실이란 것을 책을 여는 순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일 정경량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중1 때, 삶의 두 화두를 만나다그의 매력은 클래식 기타 연주에 있다. 그가 14세 때, 부모님으로부터 클래식기타를 선물 받았던 것이 운명적 만남이 되었다. 그 무렵 헤르만헤세의 시 <방랑길에서>도 접했다. 이 두 가지가 그의 인생을 흔들어 놓은 큰 화두란다.
헤르만헤세의 그 시엔 '슬퍼하지 마라. 곧 밤이 오고, 밤이 오면 우리는 창백한 들판 위에 차가운 달이 남몰래 웃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쉬게 되겠지'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허무주의의 내용이 담겨있는 시를 보고 오히려 '낙천, 희망'을 생각해냈다. 인생은 짧고, 죽음은 가까이 있기에 슬퍼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을 가졌다. 행복하게 살아도 모자라는 인생이라는 의미다.
그는 그 시가 자신의 '낙천적인 인생관 형성'에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상가에서 어떤 이는 '죽음의 허무함'에 힘이 빠지지만, 어떤 이는 '삶의 소중함'에 희망을 가지는 경우다. 자신의 선택에 뒤따르는 삶의 내용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