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문왕 호국 행차길 한 번 걸어 보세요

경주의 걷기좋은 길

등록 2012.04.09 12:06수정 2012.04.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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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완연한 봄날 같은 날씨지만 아직도 바람이 차게 불어온다. 유독 바람이 강하게 불어 며칠 동안 밖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불편하였다. 봄꽃들이 서서히 피기 시작하고 개나리가 노오란 물결을 일으키고, 진달래는 이제 제법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쯤 피기 시작하는 벚꽃은 아직 꽃망울만 있어 아마 다음 주 정도 돼야 만발할 듯하다. 봄 기운을 느끼려고 경주 걷기길을 한 번 걸어 본다.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신문왕호국행차길김환대

경주시에서 새로이 개설한 신문왕 호국 행차길을 지난 4일 걸었다. 신라왕궁 월성에서 동해안 이견대에 이르는 이 길은 죽어서도 동해 앞바다의 용이 돼 신라를 지키고자 한 문무왕의 장례길이며 돌아가신 문무왕과 김유신 장군이 내려주는 보물을 받기 위해 행차했고, 용이 전해줬다는 옥대와 만파식적을 받아 환궁했던 길이다.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신문왕호국행차길김환대

예전에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이 길을 걸어 봤으나, 새로이 정비되고는 참 오랜만에 걷는 길이다. 가는 길은 경주 추령터널 입구 옆에서 황용 약수터를 지나 추령마을 일명 모차골이라 불리는 길 끝까지 간다. 이제 출발 지점에는 신문왕 호국 행차길이란 안내 이정표도 있고 갈림길마다 찾아 갈 수 있게 잘 정비돼 있다.

신문왕호국행차길 안내도 신문왕호국행차길을 안내하는 설명문
신문왕호국행차길 안내도신문왕호국행차길을 안내하는 설명문김환대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신문왕호국행차길김환대

정비된 길이라고 하나 아직은 인적이 매우 드문 길이다. 걷는 동안 정말 사람 한명 마주치지 않는 그야말로 첩첩산중 속 길이라고 해야 할까. 길은 걷기 좋은 흙길이며 일부 구간들은 많이 정비된 것이 드러난다. 이제 제법 안내 이정표와 중간 중간 설명문들이 잘 설치되어 있다.

신문왕호국행차길 신문왕호국행차길에는 이제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신문왕호국행차길신문왕호국행차길에는 이제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김환대

말 없이 산 속을 무한정 걷다 보니 어느새 불령재 고개마루에 이르렀다. 이 고개에는 비스듬히 누워있는 돌이 하나 있다. 그 곳에 글자도 새겨져 있는데 바로 불령 봉표이다.

불령봉표 안내문 불령봉표 안내문
불령봉표 안내문불령봉표 안내문김환대

불령봉표에는 '延慶墓 香炭山因 啓下 佛嶺封標'이라 적혀 있다. 해석하자면, '연경의 묘에 쓸 향탄 즉 목탄을 생산하기 위한 산이므로 일반백성들이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임금의 명을 받아 불령에 봉표를 세운다'는 뜻이다. 길가에 방치된 듯해 보호시설이 필요해 보였다.

불령봉표  불령봉표는 보호 시설이 필요로 해 보인다.
불령봉표 불령봉표는 보호 시설이 필요로 해 보인다.김환대

이곳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바로 천년고찰인 기림사 뒷길과 만나 연결된다. 기림사 방면으로 10여 분을 내려오면 용연폭포를 만나게 된다.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금하고 있으나 다들 한두 번은 그냥 들어가 보는 장소이다.


용연폭포 용연폭포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현장이라 한다.
용연폭포용연폭포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현장이라 한다.김환대

이 폭포는 삼국 유사에 나오는 현장이라고도 하는데 동해 바닷가 대왕암에서 피리를 얻고 용으로부터 검은 옥대를 받은 신문왕이 여기서 여장을 풀고 점심을 먹을 때 태자 이공(효소왕)이 기뻐서 달려왔던 바로 장소다.

용에게 받은 검은 옥대가 그 자체로 용이라며 한쪽을 떼어 이 물에 담갔더니 곧바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고, 그 자리는 못이 돼 용연(龍淵)이라 불렀다는 역사적인 장소. 가뭄이 있어도 늘 폭포 소리만큼은 힘차게 들린다. 한참을 주변 공기와 함께 여유를 즐긴다.


신문왕 호국길 걷기 신문왕 호국길 걷기
신문왕 호국길 걷기신문왕 호국길 걷기김환대

경주에 많은 길들이 조성되어 있지만 이 길만큼은 그야말로 역사적 보아도 신라 옛길이라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걷기에 좋은 길이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이 때에 꼭 알맞은 길이다. 추천할만한 걷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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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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