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교복에 생활복까지 구입?

[연재] 학부모부담 교육경비 공개<3> 교복비

등록 2012.04.09 18:00수정 2012.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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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의무교육이자 무상교육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무상교육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무상교육임에도 수요자 부담원칙이라는 명목으로 학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이 꽤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표적인 학부모 부담 교육경비인 졸업앨범비와 수학여행 경비, 교복비를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이 학부모 부담 교육경비들은 모두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의 심의 사항이다. 학운위에서 논의만 제대로 하면 학부모의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또한 최근 교육 비리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를 보면, 학부모 부담 교육경비에 대한 비리가 적지 않다. 이번 보도가 학부모 부담 교육경비에 대한 인식 전환과 토론의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

인천지역 고등학교 동·하복 합쳐 최고 43만원

2011년 인천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첨부된 '2011년 인천지역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 현황'에서 부평지역 중·고교 41곳만 따로 단순가격을 분석해본 결과, 영선고등학교가 동복 28만원·하복 15만원으로 가장 비쌌다.(아래표 참고) 인평자동차정보고가 동복 13만원·하복 5만 2000원으로 가장 저렴해, 두 학교 간 가격 차이는 동복 2배 이상, 하복에서는 3배 가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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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인천 부평지역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 현황 (동복가격 높은 순) ⓒ 장호영


중학교는 부평중이 동복 23만 5000원·하복 9만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구산중이 동복 12만 5000원·하복 5만원으로 가장 쌌다.

교복 공동구매 현황을 보면, 고교 20곳 중 13곳, 중학교 21곳 중 18곳이 공동구매를 했다. 공동구매를 한 학교가 개별구매를 한 학교보다는 대체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1·2위로 높은 학교들은 모두 개별구매했다.

교복 공동구매해도 비싼 이유?


하지만, 교복을 공동구매한 학교 중 상당수의 경우에도 가격이 높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몇 년 전부터 30만 원에 달하는 교복비가 논란이 되자, 공동구매가 교복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호응을 얻어왔다. 이에 인천에서는 2008년부터 교복 구매 방식 등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조례를 개정해, 공동구매가 활성화됐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공동구매가 애초의 취지와는 달리 진행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것.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교복 공동구매를 수년간 추진해왔던 정아무개씨는 "학교에서는 공동구매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 교복업체들과 시중 가격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으로 협의해 구매하는 식의 일명 '짝퉁 공동구매'를 추진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고 있다"며 "공동구매는 업체들로부터 입찰을 받아 교복 재질 등을 비교해보고 가장 저렴하고 좋은 제품을 학부모들이 공동 구매하기로 계약을 하는 것인데, 이런 과정을 많이 생략한 채 학교가 교복 구매를 추진하고 있어 공동구매의 의미가 퇴색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교복 공동구매가 시작되던 시기에는 신입생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게 해, 신입생 교복 착용시기가 5월까지 늦춰지기도 했다"며 "다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나 교육청은 교복 공동구매가 원래 취지대로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는 '생활복 구입'

중·고등학교에 입학 시 교복 동·하복을 구입하고 체육복 동·하복도 구입해야 한다. 이 비용도 적게는 6만 원에서 10만 원 가까이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복'이라는 것이 생겨나 학생들이 이것까지 구입해야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생활복은 교복이 불편하다는 지적으로 이를 개선해 학생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옷이다. 가격은 교복 하복비와 비슷하다. 취지는 좋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또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 탐탁하지 않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아무개씨는 "아이가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교복비 동·하복 25만 원에 체육복 7만 원, 생활복 5만 원까지, 복장에만 40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었다"며 "교복비도 비싼데, 학생들이 교복을 불편해 하면 체육복을 입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체육복을 입고 다니면 벌점을 준다, 어쩐다 하면서 돈을 들여 생활복을 또 구입하게 하는지, 도무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교복 #교복공동구매 #인천시교육청 #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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