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공적 언어의 중요성

막말이 주요 이슈가 된 총선에 대한 유감

등록 2012.04.12 16:19수정 2012.04.12 16:19
0
원고료로 응원
이번 총선의 결과는 여러가지 안타까운 면을 보여주었다.

새누리당의 승리라기 보다는 민주당의 실패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의 권력형 불의와 억지적인 불통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고 그런 일이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총선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였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역시 김용민 후보에 대한 처리에 미온적 태도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것은 민주당의 지도부가 내부적으로 고민을 했겠지만 선거로 통해 국민의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받들어야 한다는 공공성에 대한 민감성이 심각히 결여되어 있었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국민들은 김용민 사태를 심각하게 보았던가? 단순히 막말이 듣기 거북해서 일까?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생각컨데, 국민들은 가장 공적인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정치에 사용되는 불량 언어가 통용되는 것을 견딜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치는 언어를 매개로 하여 구성된다. 그 언어가 파괴되면 정치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불가능 할 뿐아니라 정치 자체가 존립될 수 없다.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는 것이다.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성을 기반으로 한 언어로 구성된 대화 속에 논쟁도 가능하고 토론도 가능하다. 상호 간의 이해에 관련하여 법적 판단을 구할 때의 법적 언어는 건조하리 만치 이성적이다.

그러나 파괴적인 불량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이성적 판단은 사라지고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분노에 의해 대화나 논쟁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에서 언어의 선택의 중요성은 모든 국민들에게 개념화 되어 있지 않다하더라도 경험으로 체화되어 있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은 공론장에서 사용되는 불량한 언어를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즉 국민은 정치인의 언어와 정치적 언어가 폭력적 언어와 퇴폐적 성적 용어로 얼룩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으며 그러한 언어들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파괴와 억압과 성차별에 심각한 거부감을 느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김용민 후보가 그런 흠이 없었더라면 정권심판의 나팔수로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나꼼수는 비 공적영역에서 날카롭게 정치를 비판할 수 있었고 직설적 통쾌함이 있기 때문에 국민은 나꼼수를 허용하였다. 그러나 비 공적 영역에서 허용할 수 있는 것이지 공적영역에서 수용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우호적 충고를 한다면 나꼼수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날카로움을 유지하되 매게되는 언어는 보다 순화되고 정화되어야 한다. 날카로움을 위해 언어까지 불량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한 이번 막말 사태는 개혁세력에 대해 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혁이 성공할려면 우리는 개혁의 대상이 되는 그들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민주당이 보다 민감하고 빠르게 단호한 대처를 했어야만 했다. 개혁세력이 성공할려면 수구 세력보다 최소한 2배는 도덕적이고 정당하여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중요한 선거인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총선의 실패를 분석하고 이를 거울 삼아 다음 단계의 선거를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공적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어리석은 실수는 다시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총선평가-공적언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 사회와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도 1/n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1/n의 책임을 합리적 의사소통으로 통해 공론화 하고 해소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오늘날의 합리적 공론장이 되리라 믿으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가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자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