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 이주노동자도 인정받고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영화 <방가방가>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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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탈북민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고, 결혼 이주민을 대표하는 사람도 국회에 들어가는데, 70만 이주노동자를 대변할 사람은 국회에 언제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다소 뜬금없는 질문을 해 본다.
스스로 뜬금없다 함은, 단기 순환원칙이 깨지지 않는 외국인력 정책을 고수하는 현실 속에서 이주노동자가 국적 취득은커녕 정주 자격을 얻는 것도 요원한 판에 국회의원 비례대표는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글을 시작하면서 탈북민이나 결혼이주민 출신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배정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정치적 논리에 갇혀있다 보면 탈북민이나 결혼이주민 문제를 '좌우', '내 편 네 편' 식의 편 가르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보수, 진보 어느 쪽의 공감도 온전히 얻기 힘들다.
나는 이 점에 있어서 난민 지원 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호택 대표가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와 관련하여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룰 땐 '좌파', 탈북민 북송 반대 활동을 할 땐 '우파'라고 한다. 북한이탈주민 한 명 한 명이 다 처절한 상황이라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 한민족인 우리가 아파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탈북민 보호와 결혼 이주민 권익을 위해 행여 어떤 목소리를 내면 모든 것을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왜 이주노동자를 대변하는 사람은 비례대표가 될 수 없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또한 어떠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행위로 규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주노동자(혹은 출신)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올 때, 차별이 없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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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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