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 내 몸을 망친다>
비타북스
<등산이 내 몸을 망친다>(비타북스 펴냄)는 산악인 의사 3명이 국민 대표운동으로 자리매김한 등산의 모든 것을 해부, '우리 몸을 살리는 등산 VS 우리 몸을 해치는 등산'을 조목조목 설명한 책이다.
책이 다루고 있는 것들은 지난주 나의 경우처럼 사소한 준비부족이나,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나도 당연한 듯 따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것들, 등산을 오래했다는 사람들조차 잘 모르고 있거나 미처 알려지지 않은 것들, 나이나 질병에 따른 적절한 등산, 적절한 등산 장비 선택부터 올바른 사용, 응급처치나 조난 시 대처법 등, 등산 관련 모든 것들이다.
책을 읽다가 산행 모임 카페도 운영하고 산행을 직접 이끌고 있는 친구와 산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주변 사람 몇몇에게 책을 권했더니 "요즘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걸 이용해 돈 벌려고 적당히 쓴 책 아냐?"라고 묻는 사람도, "등산을 십 년 넘게 했는데 읽을 게 뭐가 있겠어?" 하는 사람도 있다.
혹시 이들처럼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들에 대해 대략 설명하면, 저자 3명 모두 대학 시절부터 등산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사람들로 이중, 정덕환은 엄홍길 대장의 주치의로 해외 원정에 동참한 이력을 지닌 이른바 '산악인 의사'다. 나머지 두 사람도 해외원정에 동참하거나 해외원정을 이끈 이력을 지녔다.
이런지라 책 속 내용들은 우리의 등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거나 실질적인 것들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이에 '체력 소모를 줄이는 효과적인 보행법'이나 '등산의 피곤함을 줄이는 호흡법'처럼 등산을 오래 한 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는 전문적인 내용들까지 있다. 그러기에 앞으로 등산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물론 등산을 할 만큼 했다는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스틱을 사용할 때는 지면을 스틱으로 누르는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스틱이 손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줄임) 오르막길을 오를 때 등산용 스틱을 뒷사람에게 늘어뜨려 잡고 올라오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스틱의 연결 부위 조임쇠가 빠져버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줄임) 스틱의 길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은 채 사용하면 오히려 허리와 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은 허리를 곧게 펴고 어깨를 살짝 낮춘 상태에서 가장 편했을 때의 길이로 맞추어야 한다. 때문에 사용자의 신장에 따라 길이가 달라지는데 대체로 팔꿈치를 구부려 팔의 내각이 90도 정도가 되게 했을 때가 알맞다. - 본문에서척추와 무릎 등에 전해지는 몸무게의 하중을 분산시켜 무리를 줄여주는 효과가 부각되면서 최근 2~3년 스틱(등산용 지팡이)을 사용하는 등산객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하지만 스틱 사용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이견이 부딪치는 등산 장비 중 하나로 장점 못지않게 단점 또한 많다.
사실 그간 스틱의 장점만 지나치게 부각된 면도 없잖아 있는데 이밖에도 ▲ 무분별한 사용과 지나친 의존으로 하체 근력 강화와 유산소 운동효과를 감소시키는가 하면 ▲ 사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팔목 등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 넘어지면서 몸과 스틱이 분리되지 않아 탈골 등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 어설프게 짚었다가 나동그라져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다치게 하는가 하면 ▲ 끝이 뾰족해 무기가 될 수도 있는 스틱으로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상해할 수 있고 ▲ 자연을 훼손하거나 ▲ 낙뢰 시 위험을 자초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5일 산행 중 책 속 내용을 비교하며 스틱 사용자들을 눈여겨봤는데, 높이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대로 조절한 사람들보다 많았다. 대부분 높게 짚고 있었는데, 심지어는 가슴 높이까지 올린 후 마치 스키를 타듯 하며 뒷사람들을 위협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질질 끌고 다니는 사람이나 스틱으로 땅을 차며 뒤로 젖히는 바람에 뒷사람이 그를 피하다가 넘어져 시비가 붙은 경우도 발생했다.
책에 의하면 관절이 튼튼한 청·장년층은 한두 시간의 산행이나 반나절 정도의 산행에서는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또한 다른 계절에 비해 낙뢰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여름철에는 접어서 배낭에 넣고 다니는 정도로도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장점만 믿지 말고 단점도 고려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대로 사용해야겠다.
또한 스틱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값싼 제품들도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안전과 관계되는 장비인 만큼 가격보다 질을 우선해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