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2000만원 장학금 내놓는다

통영 김복득 할머니, 95세로 피해자 가운데 최고령... 30일 통영여고에 전달

등록 2012.04.26 09:00수정 2012.04.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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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 2000만 원을 장학기금으로 내놓는다. 경남 통영에 사는 김복득(95) 할머니가 그 주인공으로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25일 저녁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장학기금 전달식은 오는 30일 오후 3시 통영여자고등학교 교장실에서 열린다.

a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 2000만원을 오는 30일 통영여자고등학교에 기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 2000만원을 오는 30일 통영여자고등학교에 기탁한다. ⓒ 통영거제시민모임

통영거제시민모인은 "김복득 할머니께서 고난의 삶을 살아오시는 가운데에도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통영지역의 어려운 형편에 놓인 학생들에게, 학업성취를 통한 자아실현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장학기금으로 기부를 하시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픈 역사의 산 증인이신 김복득 할머니의 이런 귀한 뜻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어 기부문화가 널리 퍼져, 어려운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가 이어지도록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금은 '정의장학회'라는 이름으로 통영여고에 전달된다. 장학금 수여대상은 생활보호대상자와 차상위 계층의 자녀, 소녀가장이다.

김복득 할머니는 1918년 통영에서 태어났다. 할머니는 18살 되던 해(1937년)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취업사기) 통영 강구안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간 뒤 기차를 타고 중국으로 갔다. 다시 할머니는 대만을 거쳐 필리핀과 중국 대련에서 지옥과 같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던 것이다.

김 할머니는 해방 직전 일본군함을 타고 일본 나가사키항에 도착한 뒤, 다시 배를 타고 부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할머니는 1994년 정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받을 때 신고했다. 이후 할머니는 위안부 진상 규명 활동에 적극 나섰다. 할머니는 2002년 9월에 열린 '위안부 피해자 인권캠프'에 참가했고, 이듬해 8월 15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특별수요시위'와 그해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인권캠프에도 참가했다.

김 할머니는 2005년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 조사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인터뷰에 응했으며, 2007년 9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증언 집회와 교류회'에 참가했다.


2010년 일본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경남도민들이 만든 50만 명의 서명지와 탄원엽서를 갖고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해 할머니는 오사카 증언집회에 참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통영여고 동아리 '한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AYA)'은 통영지역에서 열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관련 행사에서 자원봉사하거나 할머니를 돕는 일을 해왔다. 이날 장학기금 전달식에는 동아리 회원들도 참석한다.

a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 2000만원을 오는 30일 통영여자고등학교에 기탁한다. 사진은 통영여고 동아리 학생들과 하동 악양에 나들이 갔을 때 휠체어를 타고 있는 할머니 모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 2000만원을 오는 30일 통영여자고등학교에 기탁한다. 사진은 통영여고 동아리 학생들과 하동 악양에 나들이 갔을 때 휠체어를 타고 있는 할머니 모습. ⓒ 통영거제시민모임


한편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오는 2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통영 열방교회 1층 카페 '낮은 울타리'에서 "창립 10주년 후원의 날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정의를 향하는 10년 발걸음, 그대가 있기에 이어갑니다"는 제목으로 열린다.

송도자 대표는 "10년간의 활동을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모두 함께 내딛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많은 지역민들과 학생들이 의지를 다지고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는 연대의 장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고자 가운데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는 61명뿐이며, 그것도 모두 팔순․구순으로 연로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송도자 대표 #통영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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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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