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공책을 네권 받았습니다. 한권은 친구에게 줬답니다. 벌써부터 나눔에 대한 맛을 알았군요.
황주찬
큰애: "아빠, 운동회에서 1학년 대표로 달린다요.('달려요'를 이렇게 발음합니다.)" 아빠: "잘했다!"큰애: "나, 때리던 애들이 달리기 잘하는 비법이 뭐냐고 물었다요."아빠: "그래? 그럼, 애들이 이제 너 안 때려?"큰애: "예." 아빠: "와! 잘했다. 잘했어. 휴~ 한시름 놨다."큰애가 초등학교 운동회 달리기 대회에서 1등을 했습니다. 연습할 때부터 줄곧 1등을 했나 봅니다. 같은반 친구들이 비법이 뭐냐고 물었답니다. 큰애를 괴롭히던 두 녀석도 찾아왔습니다. 아들이 두 녀석에게만 살짝 기술을 알려줬습니다. 그후, 그 녀석들의 괴롭힘이 사라졌습니다.(관련기사 :
초등학생 아들, 계속 맞고 다닙니다. 어쩌죠? )
지난 1일입니다. 달력에 보니 '근로자의 날'이랍니다. 근로자는 쉬는 날이겠군요. 저는 직장에 나갔습니다. 정각 6시에 퇴근했더니, 큰애가 뒷짐을 지고 천천히 다가와 손을 쑥 내밉니다. 손등에 푸른색으로 '①'이라는 표시가 박혀있네요.
어디서 봤을까요? 눈에 익은 모습인데요. 곰곰이 생각하니, 돼지고기 등급표시와 비슷합니다. 손등에 찍힌 도장을 보니, 기분이 묘해지네요. 큰애가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달리기 대회에서 1학년 대표로 뽑혀서 1등을 했답니다. 상으로 공책도 받았답니다.
네 권을 받았는데, 한 권은 친한 친구에게 주고 집에는 세 권만 들고 왔습니다. 아내가 섭섭해합니다. 일단 집에 가지고 와서, 엄마에게 자랑한 후 친구에게 선물해도 늦지 않을 텐데…. 아무말 없이 귀한 상을 친구에게 건넸답니다. 아쉬워하는 아내와 달리 저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줬습니다.
잠들기 전 들은 비법,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