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서민안착권'으로 난 반드시 태왕이 될껴!"

[정치풍자소설 '대권무림' 63화] 에피소드8 - 무림대권의 진정한 고수를 찾아서

등록 2012.05.02 15:46수정 2012.05.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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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말했다. 자기 체념적인 세계관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용기 없고, 비겁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도(道)가 도로서 존재하려면 그것이 고정불변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만물은 유전하는데 그것이 곧 우주의 근본 법칙이며 보편적인 존재로서의 도의 운동형식이다. 이 절대적으로 변하는 거대한 우주의 움직임 속에서 미미한 인간이 가진 이상이 얼마만큼이나 힘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세상에 나아가면 변화에 몸을 맡기고, 필연의 흐름에 순응하여 몸을 일체화하라. 거기에서 인간의 무한한 자유가 잉태되고 펼쳐지는 것이니라."

물이 흐를 때 지형의 변화에 순응하여 지형에 따라 몸을 내 맡겨 흐르듯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인간도 변화의 곡선에 유연히 대처할 줄 아는 본연의 자세를 가지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는 비겁함과 용감함도 서로 상극으로만 내달리는 절대적인 과제가 아니라 비겁성이 때로는 용감함으로 변하고, 용감하던 자도 어느 날 비겁한 사람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명제가 성립된다. 변화에 대한 진리를 따라 행동하다보면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도 따를 수 있다.

역경(易經)에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窮卽通)'이란 말이 있다. 영원히 해결이 안 될 것 같은 난제도 세월이 흐르면 해결되는 길이 열린다. 그래서 세상은 다 살 만한 것이고 무림 강호의 그 거친 숨결에도 백성들의 삶은 영위되는 것이다. 변화는 없는 것에서 불현듯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생겨난 것에 의해 진화되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우주적인 법칙성이야 알 수 없지만 스스로 그 변화에 순응하다보면 어느덧 주체성을 가진 자신의 존재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손무의 <손자병법>에도 세상의 변화에 조응하는 세계관과 우주관의 일단이 엿보인다. 손무와 그의 손자인 손빈은 누구보다도 우주의 질서와 변화하는 흐름을 잘 읽어 병법에 인용하고 실제의 전투에 응용한 사람들이었다.

"본래 색깔의 기본은 청(靑), 황(黃), 적(赤), 흑(黑), 백(白)의 다섯 가지 색감의 종류밖에는 없으나, 배합하고 짜맞추고 추스르는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맛의 기본은 산(酸), 신(辛), 함(鹹), 감(甘), 고(苦)의 다섯 가지 종류뿐이지만 배합하고 버무리고, 조율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맛을 내는 법이다. 고로 변화라는 것을 조율하고 배합하다보면 얼마든지 우주와 만물의 질서를 알 수 있다."

너무 강하게 자신의 위치를 올리거나 강성으로만 치달으면 질서는 잡히지만 종내는 반드시 내려갈 때가 있다. 권불십년이고 재물의 번성도 삼 대를 넘기지 않는다. 물론 지금 세상은 달라져서 한 번 가진 자가 영원히 세상을 다 가질 것 같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인간 세상이요, 우주의 조화 법칙이다. 기발한 부국강병책으로 진나라를 번영시켰던 상앙도 10년의 호사를 누리다가 역적으로 몰려 잡혀 죽었다. 그가 진나라 효공 시절에 펼쳤던 기발한 국가부흥의 계책은 다음과 같다.


"우선은 백성을 잘 조직화해야 합니다. 하여 특별 조를 짜서 백성들 상호간에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게 하여 힘 안들이고 백성의 동태를 감시합니다. 서로를 감시하게 하는 데는 연좌제를 만들어 가령 자신이 감시하는 백성이 죄를 지었는데도 고발하지 않는 자는 요참형(허리를 베어 죽이는 형벌)을 실시하여 만인의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또한 고발을 한 자는 그에 상응하는 상을 내리고 적을 숨겨준 자는 적에게 항복한 자와 같이 본인은 물론 가족 전부를 죽여 없앱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농경을 근본으로 일하게 하고 직물을 짜 입게 합니다. 하여 곡물이나 직물을 잘 만들어 나라에 공물로 내는 자는 부역을 면제해주고, 나태한 자는 노예로 만들어버립니다.


비록 군주의 일족일지언정 전쟁에 나가지 않거나 나라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자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그 자격을 박탈해야 합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거나, 중요한 왕가의 사람이라도 나라에 공적이 시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그 직위를 박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서고 태평성대가 지속될 것입니다."

지금이 그 시절 같다면 부정부패라는 단어는 없을 것이지만, 상앙과 같은 시대의 법과 같이 오호담당제를 실시하는 공포국인 북한에도 부정부패가 만연하니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법이 엄격한 싱가포르라면 또 모를까. 어쨌든 상앙이 다스리던 시절에는 워낙 법이 무서운 탓에 길거리에 돈이 떨어져도 주워가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법이 엄격하여 잘 못하며 죽음이니 의당 도적들도 사라졌다. 그러니 나라가 융성하는 것은 당연하여 드디어 부국강병을 이뤘고 상앙 자신도 정승이 되어 호사를 누렸다. 그러나 그 부흥은 백성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것이어서, 상앙 집권 10년 만에 시기하고 반감하는 자들에 의해 잡혀 죽으며 프랑스의 자코뱅당처럼 무시무시했던 공포정치는 끝난다.

수첩공주 근혜여랑위의 싱크탱크 두뇌헌사 상돈비대위청자(이상돈)가 한마디 여랑위를 거들었다. 그가 보기에는 작금의 도방 내 분위기가 꼴사납다.

"재오철방장, 몽중쩐두찰방, 청와비실 태희분당두장, 경기도찰사 문수지략정사 이건 뭐 백성 지지율 2%도 안 되는 아그들이 워딜 나가? 완전 웃기는 코미디지.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기는 일이야. 이건 말이야 대선 경선을 완전히 콩가루로 뭉개는 일이야. 개콘을 제외한 다른 저질 개그 프로보다 더 저질이지. 대선 후보 나갈 것 같으면 충분히 백성들의 공감을 얻어야 되는 겨.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잘 봐. 드러낼 일보다 반성할 일이 더 많은 깜도 안 되는 아그들이 무슨 대선? 지나가는 삼척동자도 웃겠다. 비박연대? 뭐 '비박연대권' 그건 도방을 위하는 새로운 무공이 아니라 도방 무공의 본질을 상하게 하는 거야. 절대로 쓰면 안 돼. 차라리 거제이장 두관경상도령(호칭변경)을 데려오겠다."

근혜여랑위의 책사들 중 무술 연구소의 핵심연구원이 병장기를 만지다가 문수지략정사를 바라보며 말한다.

"오픈프라이머리, 거 좋지. 근데 말야. 지금의 태왕위 선출 비무의 룰 그거 여랑위가 만든 거 아니거든. 여랑위도 희생자야. 수련도반 20%, 정식도반 30%, 백성참여 30%, 무림여론 20%, 이거 땜에 여랑위도 지난 번 2007년에 미역국 먹었잖아. 바꾸자고? 타당해야지 이유가?

내가 바꾸면 안 되는 이유 말해봐? 첫째, 도반들 마음 무시, 질서 악용소지, 비용과 시간 낭비, 백성들 피로감 가중. 이미 무림의 대권은 시작 됐어. 중간에 룰을 어떻게 바꾸냐구? 나에게 불리하면 다 바꿔야 되면 나라는 뭐가 되냐?

뒷골목 깡패들이야 뭐야? 비대위 만들어 도방 색깔, 이름 다 바꾸고, 무림의회 공천혁명으로 도반들 싹 물갈이한 후, 전국 투어로 이만큼 도방 살린 게 누군데 이래. 니들이 한 게 뭐야. 상 차려 놓으니까 달랑 밥 숫가락 하나 가지고 들어오려 그러지 아쭈, 웃기지."

경기공방의 지사실에서 전통무술협회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조선 검을 어루만지던 문수지략정사의 눈길이 가물거린다. 문득, 70, 80년대 그 외로운 투쟁과 영어의 몸으로 차디 찬 감방 안에서 얼어붙은 콩밥을 먹으며 매일같이 얻어터지던 시절이 떠올라 경기도찰방은 눈을 감았다. 이제는 따듯함을 지나 뜨거워진 햇살이 지사실 창문을 가리고 있는 차양막을 뚫고 들어와 눈두덩 언저리를 간질이고 있었다. 어찌할 것인가. 손무에게, 오자서에게, 손빈에게 진정으로 묻고 싶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그는 일어서 기자실로 향했다.

"나는 이제 대한민주무림대국의 미래를 위해 나를 불사르려 합니다. 나의 무공은 재야에서 심지를 돋우고, 투쟁으로 공력을 완성하고 무림의 미래를 위해 강호의 많은 걸출한 무사들과의 피나는 전흔으로 인해 단련되고 재련된 절대 무공, '재야단련권'과 '출세지향권'으로 무장된 나의 공권은 이제 서서히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내가 도방의 무림대권 주자가 되면 야권 무림의 강호에서는 나를 당할 자가 없습니다. 야권강호의 힘은 민주화와 진보의 힘에서 나오는데, 나의 뿌리는 거기고 지금은 오로지 나라 위한 정련된 무예의 도보통지만이 나의 길이므로, '절대서민안착권'을 태생부터 가지고 있던 나야말로 무림의 안정을 기할 대권의 적임잡니다.

백성의 삶을 가장 중요시하면서 무인보다는 문인들을 위주로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더 위대한 통일 무림대국의 강대국을 만들 사람 바로 납니다. 역동적인 비전, 자기희생과 헌신을 통해 나라를 통합할 사람, 이 경기도찰방.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만들어서 권력형 비리 막아야 합니다. 친인척 배제, 측근 배제의 원칙. 지금까지는 그게 안 되니까 권력의 사유화로 권력이 한 군데 집중되니 비리는 당연했던 거 아니었어요? 나에게는 씨알도 안 먹힐 얘기입니다. 친인척 단 한 사람도 얼씬 못하게 할 겁니다.

무림 정치의 풍토부터 고쳐야 해요. 청와아방궁 권력도 대폭 줄여야 합니다. 거 왜 책임총리제가 헌법에 있잖아요. 권한 강화하여 권력 나누고 국회의원 장관 겸직 이거 안하면 돼요! 과도한 중앙 집중은 태왕을 불행하게 하므로 권력도 지방 제후들에게 이양해 줘야 해요. 영일대군, 방통대군, 이게 도대체 뭐야? 난 경기공방의 탑모델입니다, 그리고 출세자. 그런 거 절대 용납 못 해."

그가 기자실을 나가자마자 비서의 사무실에서는 '노무현을 모델 삼아 우리 모두 무림대권 올빵 하세'라고 적힌 문건이 발견됐다. 그 노래는 이렇게 부르는 거였다.

"나가세, 나가세. 지지세력 작을수록 무림 권좌는
 내 꺼라고 외치며 광야로, 광야로 힘차게 나가세. 
 근혜여랑윈 쇼윈도 마네킹. 나가세. 나가면 5 대 5.
 정희철태왕 피 이어받은 여랑위는 차가운 얼음공주,
 서민의 피 이어받은 우리 도찰방은 절대 서민공자.
 나가세, 나가세, 빅 매치는 5 대 5.
 빅게임 완전 성사되면 절대로 5대 5.
 나가세, 나가세. 아줌마, 아자씨들에게
 나가세, 나가세 당당하게 나가세. 짠짠."

그러자 인천짠물공국에서 진하게 돌아 온 부마차왕 상현국제통정(윤상현)이 기분 나쁜 한 마디를 고요히 삼켰다. '쓰버, 총선 50% 지지 넘으면 돕겠다던 자슥이, 애고, 속 터져.'
#김문수 #박근혜 #안철수 #정몽준 #윤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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