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고장으로 가다(3)

경북도립청도공공도서관 주최 봄길 따라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등록 2012.05.05 11:52수정 2012.05.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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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 최참판 동상을 곁에 둔 최참판댁 모습 ⓒ 최종술


최참판 댁

최참판 동상을 지나면 바로 최참판댁이 나옵니다. 정말 조선시대 전통양식을 따른 기와집이네요. 참판은 지금의 차관급 정도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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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 배치도 행랑채, 중문채, 안채, 별당,사랑채 등으로 이루어진 최참판댁 배치도 ⓒ 최종술


최참판댁은 소설의 주인공 서희와 서희 엄마 별당아씨가 거주하던 별당채, 서희의 할머니 윤씨부인의 안채, 길상이 거주하던 행랑채, 서희의 아버지 최치수가 거주하던 사랑채, 행랑채와 안채의 사이에 위치한 중문채, 사랑채의 뒤편에 있으며, 조준구가 처음 거처했던 뒷채, 사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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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채 솟을 대문을 열면 마당이 보이고, 중문채가 보인다. 중문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마당이 있으며, 안채가 있다.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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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출입문 행랑채나 중문채에서 사랑채로 나들 수 있는 출입문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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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남자 어른들이 기거하던 곳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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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채 외부 손님이나 나이든노인이 기거하는 집, 나이가 들어 집안 일에 손을 땐 어른이 기거하는 경우가 많아 '뒷방늙은이'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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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안주인이 거주하는 집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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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안채 뒷편에 장독대가 정갈하게 놓여 있다. ⓒ 최종술


허구를 현실에다 옮겨 놓았는데 소설 속에 들어 온 듯 정말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최치수가 거주하다가 나중에 조준구의 생활공간이 되었던 사랑채에는 누마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누마루에서는 악양들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해서 박경리 선생이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평사리 강변 모래밭을 '금당'이라 한 것도 중국의 지명을 따 왔다고 하네요.


최참판 댁에서 들판을 내려다 보면 나무 두그루가 들 한복판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둥근 원형의 모양을 한 땅위에 서있는 나무는 '부부송'이라고 부릅니다. 이 역시 소설 토지와는 상관없이 하동군이 설정해 놓았습니다. 서희와 길상이를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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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송 소나무 두그루가 들판 한가운데 서있다. 최참판댁 누마루에서 들판을 내려다 본 모습 ⓒ 최종술


누마루에 서면 들판이 한눈에 들어와 농사가 풍년인지 아닌지 볼 수 있고, 소작농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아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재산관리를 의식적으로 피했던 최치수는 누마루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조준구에게는 소작농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적절한 장소이기도 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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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루 누마루가 너무나 시원했다. 사랑채에 딸려있다. ⓒ 최종술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옵니다. 옛 선조들은 참 낭만적인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을 이용해서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 하기도 했지만 공간 활용이 너무 좋습니다. 마루는 서양의 베란다와 비교될 텐데요. 베란다와 마루는 멋에 있어서 차이가 커 보입니다. 

사랑채에는 명예 최참판이 계셨습니다. 소설 토지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지요. 최참판은 서희에게는 5대조 할아버지가 되겠네요. 명예 최참판은 관람객과 다담(茶談)을 나눕니다. 궁금한 것을 알려주기도 하고 평사리에 대한 설명도 해 주십니다. 안채에는 명예 윤씨부인이 있고, 별당에는 명예 서희 아씨가 있습니다. 마네킹으로 대체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라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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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최참판 명예 최참판 ⓒ 최종술


읽은지 한참되어 가물가물한 주인공을 머릿속에서 꺼내 봅니다. 서희와 길상이, 서희의 무서운 아버지 최치수와 최참판댁을 몰락하게 만든 조준구, 구천이, 윤씨부인, 봉순이와 구천이 등 수많은 등장인물이 애환과 삶의 질곡을 펼쳤던 곳의 가장 구심점이 되는 곳이 이곳 최참판댁인 것이지요.

조준구에 의해 가족과 재산을 모두 빼앗긴 최서희의 분노를 이 집 어디에선가 불태웠겠지요.

따가운 봄볕을 피해 사랑채 누마루에서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평사리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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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문학관 한옥으로 단아하게 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출입문이 사람이 가면 자동으로 열린다. ⓒ 최종술


최참판댁 뒷채를 지나 사당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평사리문학관'가는 길이 나옵니다. 가는 길은 시골 길 답게 각종 화초와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었고, 돌담이 정겹게 뻗어있었습니다.

'평사리문학관'은 박경리 선생님이 평사리문학관에 와서 평사리를 둘러보고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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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문학관 가는길 최참판댁 뒷편으로 나있는 길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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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문학관 가는 길 길가에 핀 꽃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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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문학관 가는 길 돌담이 정겹게 조성되어있다. 돌담 옆에는 대나무 숲이다. ⓒ 최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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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문학관 가는길 꽃길이 조성되어있다. ⓒ 최종술


문학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전시실 크기는 144㎡라고 합니다. 전시실에는 우선 지리산권의 문학 소개가 있었고, 다음에는 소설 <토지>에 대해서 '시대로보는 토지', '영상으로 보는 토지' 등으로 구분하여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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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내부 전시실 내부를 관람객이 둘러보고 있다 ⓒ 최종술


둥근 방에는 토지속 평사리라는 테마로 소설 속의 평사리 모습을 인형으로 제작하여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3D홍보영상관도 있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영상물을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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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내부 박경리 선생의 작품과 말씀 디스플레이 ⓒ 최종술


한면에는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 전권과 다른 출판물을 박경리 선생의 말씀과 함께 한글 자음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습니다. 스크린에는 하동을 소개하는 영상이 계속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평사리에는 문학관 말고도 전통문화 전시·체험관, 농촌문화예술·한옥체험관이 있었습니다.
#문학기행 #청도도서관 #하동 #최참판댁 #쌍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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