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유 광장에 인접한 거리에서 한 가족이 리본을 바람에 날리며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다.
한경미
"그가 떠났다"... 파리 지하철은 축제의 도가니6일 오후 9시, TV에서 프랑소와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모습을 확인한 후 거리로 나섰다. 이미 2시간 전부터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는 바스티유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바스티유를 경유하는 지하철 5호선에는 수많은 젊은이들로 발을 디딜 틈이 없이 들어차 완전 축제 분위기였다. 평소 파리 지하철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무룩한 파리지엥들의 표정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하철 구석에 그룹을 형성하고 있던 젊은이들은 좌파전선기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멜랑숑을 지지했던 젊은이들 같은데, 모두 합창으로 "il est parti, il est parti(그가 떠났다, 그가 떠났다)"를 외치고 있었다. 그러자 반대쪽 지하철 안에 있던 흑인 여자가 맞장단을 치면서 "이민자 만세, 이민자 만세"라고 외치며 흑인식의 독특한 멜로디로 담아냈다.
젊은이들 쪽에서 다시 'Revolution(혁명)'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고 인터내셔널가가 합창으로 불려졌다. 지하철 안은 갑자기 공동의 적을 힘들게 몰아낸 후에 가슴을 쓸어내며 기쁨의 환성을 지르는 한 가족이 된 듯한 분위기였다.
각 정거장 역마다 새로운 인파가 쏟아져들어와 지하철 승객은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이 중의 2/3가 바스티유역보다 한 정거장 앞에서 다들 내렸다. 아마 바스티유역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미리 내리는 듯 싶었다. 기자도 따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