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MBC노조 파업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지난 9일 오후 서울 홍대앞 한 클럽에서 파업중인 MBC 아나운서들이 일일 주점 '우리 백일됐어요'를 열었다. 손님 입장을 앞두고 MBC아나운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우성
"신입 동기들 14명이 다 같이 모여서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이야기해 봤어요. 다들 파업에 동참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어요. 파업 참여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어요." (이우람)
"카톡 같은 걸로 얘기하면 리더 비슷한 사람이 생기고 그 의견에 쫓아가게 되고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혹시라도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의사표현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했어요. 특별한 강요가 없었기 때문에 서로 충분히 자기 생각을 피력할 수 있었어요." (김경락)이들이 더 나은 방송을 위해 입사와 동시에 징계의 위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선택을 하는 동안,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방송 차질을 피하기 위해 회사는 계약직을 뽑고 있다. 당초 회사는 지난 4월 말의 계약직 채용공고를 통해 20명의 기자를 새로 충원하려 했으나 실제 면접장에 나타난 사람은 20여 명에 불과, 결국 6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아나운서 복귀로 파업이 무너진다?지난 7일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에 이어 11일 배현진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했다. 일부 노조원의 이탈로 MBC 노동조합의 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두 신입사원은 파업이 충분히 단단하다고 강조했다.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오래 온 것 같아요. 만약 그런 일이 파업 한두 달 안쪽에 있었다면 타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는데 100일을 넘어가다 보니까 사소한 문제로 물러설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이우람)"(노조에서) 이탈하는 분이 점점 늘어날 것이란 전망의 글을 어떤 분이 온라인에 올려놓으셨던데 저는 그 글에서 말하는 그런 분위기를 노조 안에서 못 느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와해되는 분위기 같은 것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김경락)양승은, 배현진 아나운서 등이 원래부터 파업 집회에 함께하지 않았기에 파업에 별다른 타격이 되지 않는다는 MBC노동조합 관계자들의 지적과 같은 맥락이다.
이우람 신입PD도 노조의 분위기에 대해 "100일을 넘기면서 최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많은 해고 징계자가 나오는 것이 조합원들의 분노를 자극해서 오히려 지금은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누가 새로 사장으로 오더라도 사장이 마음대로 방송을 좌지우지하려고 하면 지금처럼 독하게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파업의 의미를 정리했다.
김경락 신입조합원은 이같은 MBC 노동조합의 끈끈한 투지가 국민들과 연결되길 기대했다.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MBC방송만 보면 파업을 하는 티가 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파업에 대해 국민들이) 더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이 상황에 대해서 더 많이 인지를 할 수 있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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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혁'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노래 만들고 글을 쓰고 지구를 살리는 중 입니다. 통영에서 나고 서울에서 허둥지둥하다가 얼마 전부터 제주도에서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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