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며느리에게 문안 전화하는 어머니
김동수
아침마다 며느리에게 문안 전화하는 어머니
'따르릉'오전 8시 10분~15분만 되면 우리 집 전화벨은 어김없이 울립니다. 10년 이상 울린 이 전화벨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오가는 내용은 별다르지 않습니다.
"엄마, 할머니예요. 전화받으세요.""어머니, 전화 바꿨습니다."
"잠 잘났나. 방 따뜻하게 하고 자야 한다.""예, 잘 잤습니다. 어머니도 잘 주무셨나요?""밥은 묵었느냐."
"예. 어머니도 드셨어요?""건강해라.""예."'뚜뚜두…'
차이가 있다면 집에 갈 때 이번 주는 무엇을 가져갈까와 여름에는 "더워서 어떻게 잤나"이고, 겨울은 "추워서 어떻게 하노"입니다. 이 반복되는 전화 문안이 10년 넘게 계속됐으니 아내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한두 번이면 감사할 따름인데, 조금은 '집착'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화 문안을 아침마다 하는 가정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고부간 갈등도 없고, 며느리에게 험한 소리 한 번 하지 않습니다. 한 번씩 며느리 엉덩이를 두드리면서 "엄마라고 해 봐라"고 하면 아내는 "엄마"라고 합니다. 엄마라는 말에 어머니는 "고맙다"고 하십니다.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유는, 어머니 삶의 질곡에 있습니다. 지난 세월이 우리 어머니에게만 유독 가혹한 헌신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서른둘에 아들 둘과 딸 둘을 둔 두 번 상처(喪妻)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두 번 상처한 남자와 결혼한 어머니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