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전해 온 길, 실크로드 탐험의 여정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 류코쿠뮤지엄 특별전

등록 2012.05.18 17:41수정 2012.05.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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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코쿠뮤지엄 영상실에서 바라본 니시혼간지입니다. 스크린으로 사용되던 벽이 열기고 닫기히기도 합니다. 멀리 교토 서쪽 가츠라 쪽 산이 보입니다.
  류코쿠뮤지엄 영상실에서 바라본 니시혼간지입니다. 스크린으로 사용되던 벽이 열기고 닫기히기도 합니다. 멀리 교토 서쪽 가츠라 쪽 산이 보입니다.박현국
  류코쿠뮤지엄 영상실에서 바라본 니시혼간지입니다. 스크린으로 사용되던 벽이 열기고 닫기히기도 합니다. 멀리 교토 서쪽 가츠라 쪽 산이 보입니다. ⓒ 박현국

13일 일요일 일본 교토역 서쪽 니시혼간지(西本願寺) 앞에 있는 류코쿠대학 류코쿠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문을 연 이곳 류코쿠뮤지엄은 지금 특별전(4.28-7.16) '불교가 전해 온 길, 실크로드 탐험의 여정'이 열리고 있습니다.

 

류코쿠대학은 니시혼간지 재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니시혼간지에서는 1902년에서 1914년 사이에 세 번에 걸쳐서 오타니탐험대라는 이름으로 실크로드를 방문하여 많은 유물과 문화재를 수집하였습니다. 당시 수집해 온 미술품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여순박물관 국립토쿄박불관, 류코쿠대학 등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9000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타니탐험대가 수집해온 유물과 기타 실크로드 유물을 중심으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벽화, 산스크리트어가 적힌 종이, 불상, 소그드인의 무덤 병풍, 천 조각 등입니다.

 

이번 전시되는 작품 가운데 몇 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불좌상

 

   불좌상 앞 뒤 면입니다.
  불좌상 앞 뒤 면입니다.박현국
  불좌상 앞 뒤 면입니다. ⓒ 박현국

불좌상은 중국 북위 때인 455년 만들었다는 기록이 새겨져 있는 불상입니다. 선정의 불 좌상과 반가사유의 협시보살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좌에는 불함과 호복 모습의 공양자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부타는 몸매가 튼실하고 옷매무새는 인도 굽타의 영향을 받아 서역 소상의 양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뒷면에는 넷으로 나누어서 부조로 위에서부터 석가의 탄생, 불전도, 본생도, 공양자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공양자상은 호류지에 있는 옥충주자(玉虫厨子) 뒷면에도 그려져 있습니다. 석가여래의 전생 이야기로 사신사호도(捨身飼虎圖)라고 하는 그림입니다. 배고픈 호랑이를 위해서 벼랑에서 몸을 던져 호랑이 밥이 되어준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불좌상이 맨 아래 단에는 앞 뒤로 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이 불좌상은 호복을 입은 소그드 사람이 돈을 내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서기 455년은 윈강 석굴이 만들어지기 바로 전입니다.

 

미륵불 입상 

 

   미륵불 입상
  미륵불 입상박현국
  미륵불 입상 ⓒ 박현국


청동(구리)으로 만들어 금도금을 한 불입상으로 미륵불이 연화대 위에 두 다리를 벌리고 서 있습니다. 금동불로는 큰 불상입니다. 얇은 옷이 유려하게 표현되어 있고 옷 아래로 몸이 건장해 보입니다.

 

큰 광배 뒤에는 서기 498년 허베이 성 사람이 미륵불을 만든 뜻이 새겨져 있습니다. 당시의 불교 양식이 반영되어 있고 인도 굽타 양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륵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보살에서 부처가 되었다는 내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북방민족풍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래삼존상  

 

   여래삼존상
  여래삼존상박현국
  여래삼존상 ⓒ 박현국

중국 시안(西安) 보경사(寶慶寺)에 있던 석회암에 새긴 불상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기 703년에서 704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몸이 건장하고 옷 모습이 몸에 꽉 달라붙는 것 등으로 보아 인도 굽타 양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래가 보리수 아래에서 결가부좌를 하고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습니다.

 

항마촉지인은 악마의 방해를 무릎 쓰고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액운과 병을 없애는 효과를 기대한 것입니다. 항마촉지인은 우리나라 석굴암 본존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양 옆에 있는 보살은 여래를 칭송하고 공중에는 비천상이 부처를 맞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래입상

 

   통일신라시대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여래입상입니다.
  통일신라시대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여래입상입니다.박현국
  통일신라시대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여래입상입니다. ⓒ 박현국


통일신라시대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여래입상입니다. 몸에 비해서 머리가 큰 것과 머리 뒤에서 중형으로 통하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신라 금동불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중형은 거푸집을 만들어 불상을 주조할 때 금동불의 보이지 않는 속, 안쪽 면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겉면을 형성하는 거푸집은 외형이라고 합니다.


반가사유보살상과 여래 입상

   백제의 반가사유보살상과 신라의 여래 입상입니다.
  백제의 반가사유보살상과 신라의 여래 입상입니다. 박현국
  백제의 반가사유보살상과 신라의 여래 입상입니다. ⓒ 박현국

일부 도금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위로 넓어지는 보관을 쓰고 복잡한 주름진 옷이 특징입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생각하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백제 땅에서 출토된 것으로 보입니다.

 

반가사유보살상의 신앙 배경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미륵신앙과 깊은 관련성을 가지고 유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겨 있는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머리에 쓴 보관은 해와 달이 장식된 일월식보관이라고 하는데 사산조페르시아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반가상유상은 국보 78호와 83호가 있습니다. 반가좌의 자연스러운 자세, 명상에 잠겨있는 평화로운 모습, 부드럽게 흘러내린 옷의 선, 균형 잡힌 몸매와 안정적인 비례 배분 등에서 불교미술의 최고 걸작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습니다.


여래입상

 

시무외여원인을 취한 여래입상입니다. 시무외여원인(施無畏與願印)은 시무외인과 여원인이 합쳐진 것으로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고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는 뜻으로 부처가 취하는 손갖춤입니다. 시무외인은 다섯 손가락이 가지런히 위로 뻗치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모습입니다. 여원인은 손바닥을 밖으로 하고 손가락은 펴서 밑으로 향하며, 손 전체를 아래로 늘어뜨린 모습이다.

 

이 두 손갖춤은 처음에는 각각 표현되었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시무외여원인으로 함께 표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무외여원인 불상은 주로 삼국시대의 불상에 나타나며 석가여래상뿐만 아니라 다른 여래상에도 표현됩니다. 어느 부처님이나 두루 취하는 손모양이기 때문에 통인(通印)이라고도 합니다. 불상에 남아있는 여러 흔적으로 보아 입상 뒤로 광배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봉헌불탑

 

   봉헌불탑입니다. 한 가운데 불탑을 중심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불좌상, 다라여존, 관음보상, 마리치여존입니다.
  봉헌불탑입니다. 한 가운데 불탑을 중심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불좌상, 다라여존, 관음보상, 마리치여존입니다. 박현국
  봉헌불탑입니다. 한 가운데 불탑을 중심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불좌상, 다라여존, 관음보상, 마리치여존입니다. ⓒ 박현국

인도 동부 보드가야(Buddha Gaya), 혹은 부다가야(Bodh Gaya)라고 하는 곳에서 수집한 봉헌불상입니다. 이곳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땅으로 불교 성지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발굴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봉헌불탑은 인도 바라조 시기(8 세기 -11 세기) 불탑으로 정면에는 불좌상, 오른쪽으로 다라여존(多羅菩薩이라고도 함), 관음보살, 마리치여존(摩利支天은 새벽의 여신으로 밀교의 대일여래의 여성형 화신으로 숭배되었다.)들이 새겨져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바라조 때에 인기가 있던 신들입니다. 

 

베제클릭 석굴사원 서원그림

 

   베제클릭 석굴사원 서원그림
  베제클릭 석굴사원 서원그림박현국
  베제클릭 석굴사원 서원그림 ⓒ 박현국

베제클릭(Bezeklik)는 위그르어로 아름답게 장식된 곳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실크로드 서역북도에 위치한 투루판 일대에서 가장 큰 석굴 사원 군입니다. 원래 불교와 마니교 석굴이 80 기가 넘었다고 하나 지금은 50 기 정도만이 남아있습니다.

 

15호 석굴 회랑은 원래 ㄷ자 모양으로 서원그림 15장이 배치되어 있었고 회랑 너비는 1.2미터 정도였다고 합니다. 류코쿠뮤지엄에서는 15호 회랑 일부를 L 자 모양으로 복원하였습니다. 복원은 베제클릭 석굴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고, 서울, 독일, 인도, 러시아 등 여섯 나라에 각각 나누어져 있는 그림을 수집하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재연한 것입니다.

 

서원(誓願)그림은 석가모니가 전생에서 당시의 부처, 연등불에게서 먼 훗날 부처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는 내용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의 가운데에는 과거 불에 해당하는 당시의 부처, 연등불(練燈佛)이 커다랗게 그려지고, 아랫부분에는 왕, 바라문, 또는 상인이었던 전생의 석가모니 모습이 나옵니다. 그밖에 말이나, 나무배를 타고 가는 연등불 등이 나옵니다.

 

불교는 오래전부터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양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불교가 신앙에서 생활의 일부로 정착되어 왔습니다. 일본을 이해하고, 일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할 것입니다. 한국 불교, 일본 불교, 중국 불교 등 각 불교는 원래 한 석가모니 부처에서 나왔지만 각기 개성적인 지역별 문화 현상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참고사이트> 류코쿠뮤지엄 누리집, http://museum.ryukoku.ac.jp/, 2012.5.17.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http://www.museum.go.kr/, 2012.5.17.


가는법> JR교토역 앞에서 서쪽으로 가다가 호리카와도리(堀川通) 육교에서 북쪽으로 가면 있습니다(걸어서 10 분 정도). 

덧붙이는 글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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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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