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치인들, 박근혜 냉대하더니...

5년 후 달라진 박근혜 전 위원장의 위상

등록 2012.05.30 16:38수정 2012.05.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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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4일 남구 달동 새누리당 울산시당에서 열린 '울산 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지역 정치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울산제일일보


"박근혜 후보가 총선과 지방선거, 보궐선거에서 도와준 (울산지역)정치인들이 모두 어디 갔나. 이렇게 의리 없이 살아가야 되겠나, 나도 사나이인데 눈물이 난다."

17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후보 경선을 앞둔 2007년 7월 9일, 울산 남구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예비후보 초청 울산지역 당원교육에는 지역 국회의원 중 정갑윤 의원 한 사람만, 광역의원 중에는 김기환, 이죽련 의원 만이 자리를 지켰다.

앞서 5일전인 7월 4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명박 예비후보 정책설명회 때 지역 정치인이 대거 참여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캠프의 좌장으로 불렸는데, 울산지역 정치인들이 참석하지 않은 모습을 본 김 의원이 단상에 올라 이를 빗대어 울분을 토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는 이유가 있었다. 박근혜 후보는 당 대표로 있던 2004년 총선, 2005년 10·26 보궐선거, 2006년 지자체 선거 때 수 차례 울산에 내려와 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의 유세 지원을 했다.

하지만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사실상 이명박 후보의 눈치를 보느라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20% 가량 앞서고 있었던 것이 한 원인이었다.

그로부터 5년.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가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박 전 위원장이 울산으로 왔을 때는 지역 정치인들이 거의 모두 참석해 5년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정치풍토를 보여주고 있다.


5년만에 확 바뀐 박근혜 전 위원장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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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5일 울산 남구 삼산동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가 5일 남구 삼산동에서 열린 울산정책포럼 개소식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주변에 현역 지역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 울산제일일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 4일 울산을 찾았다. 그는 남구 달동 새누리당 울산시당 당사에서 열린 '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후 다시 중구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임신출산육아박람회에도 참석했다. 이때 울산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동행했다.

물론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며 출범식 행사가 당의 공식행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하지만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울산의 맹주격이었던 정몽준 의원의 울산 행보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박 전 위원장과 하루 간격으로 울산을 찾은 정몽준 의원의 행보에는 안효대 의원과 극소수 정치인 만이 동행해 대조를 이뤘다. 마치 5년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행보를 보는 것 같았다.

두 정치인의 울산에서의 발언도 판이했다. 박 전 위원장이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이며 미래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한 반면, 정몽준 의원은 "민주화가 없었다면 산업화도 성공하지 못 했을 것이며, 설사 산업화에 성공했더라도 아직 군사독재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울산 동구에서의 5선 경력, 지역 경제의 주력인 현대중공업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현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는 정몽준 의원. 5년전과 달리 지역 정치인 대다수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박근혜 전 위원장. 이들은 앞으로 다가올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울산에서 다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지역 정치인들의 행보는 어떠할 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2007년 7월 9일 당시 박근혜 후보의 행사에서는 최병렬 한나라당 전 대표도 참석했다. 그는 당시 인사말에서 "박 후보를 돕기로 스스로 결심하게 된 것은 한나라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천막 당사를 이끌며 당을 살린 박 후보가 고맙고 재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검증이 제대로 안되면 한나라당이 위태위태하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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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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