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임상학적' 사망

이집트 관영통신 보도... 정부도 공식 인정

등록 2012.06.20 09:06수정 2012.06.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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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84)이 사실상 사망했다.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은 19일(현지시각) 무바라크가 병세 악화로 인해 사실상 임상적으로(clinically)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주요 외신도 이를 속보로 전했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무바라크는 병세가 악화되어 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심장 박동이 멈췄고 심폐 소생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 현재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집트 내무부도 이를 공식 인정했다.

1928년 이집트 북동부 카프르엘메셀하에서 태어난 무바라크는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비행학을 전공하고 구소련으로 유학을 다녀와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2년 공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되어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했고 성과를 인정받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은 무바라크는 공군 대장, 국방부 차관으로 승승장구했고 1975년에는 부통령에 임명되었다.

사실상 사다트의 후계자가 된 무바라크는 1981년 10월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사다트가 암살되자 대통령에 올랐고,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를 발령하며 자신 만의 통치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사다트의 정책 노선을 계승한 무바라크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 구소련과의 외교 관계 회복, 걸프전에서 다국적군 참가 등으로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의 원조를 이끌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집트의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통령 가족과 정권 측근의 부정축재,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 등이 겹쳐 민주화 혁명이 일어나자 결국 민심과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2월 퇴진하며 30년간 계속됐던 철권통치를 끝냈다.


권좌에서 물러난 후 시위대 유혈 진압, 부정축재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된 무라바크는 사형이 구형되었으나 지난 6월 선고 공판에서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했지만 계속된 건강 악화를 견디지 못한 무바라크는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연설에서 "나는 땅에 묻히는 날까지 결코 이집트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고, 결국 수감 중에 눈을 감고 말았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민주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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