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푸른들 농원의 대표, 이기성(50)씨 진지하게 농사와 귀농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국은정
회사에 다니던 이기성씨는 도시에서 좌절을 경험한 후 6년 전 귀농을 결심한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살고 계셨지만, 농사 경험은 전혀 없었던 그였다. 막막함이 있었고, 고심 끝에 뭔가 남들과 다른 작물에 도전해보고 싶은 열의가 생겼단다.
우연히 그는 TV에서 본 북아메리카의 과일인 블루베리를 접했다. 껍질과 과육, 씨앗까지 모두 먹으면서도 몸에 좋다는 것, 그만한 과일이 있을까 싶었단다. 그러나 그 시절 블루베리에 대한 어떤 정보도 그에겐 없었다. 과일의 맛도 보지 않은 채 그는 무작정 묘목을 구해 심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블루베리를 취급하는 농장이 귀했기 때문에 자문을 구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그만큼 그가 겼은 시행 착오는 많았다. 그는 "그땐 투자보다 호기심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후 이기성씨는 무려 300~400여 가지가 넘는 품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70여 품종을 구해 재배하기에 이르렀고, 그 때문에 부모님에게 혼도 많이 났다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는 검증을 마친 품종들을 모아 시설 재배를 하기 시작했고, 투자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노지 재배보다는 비를 피할 수 있는 하우스에서 키우기로 결심, 주변의 우려 섞인 만류도 있었지만 당도와 풍미를 높일 수 있는 쪽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삼기로 작정했다.
시설 재배는 노지 재배가 가진 짧은 수확기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도 탁월했다. 술과 담배, 커피 등 이미 몸에 해로운 음식들을 접하는 어른들보다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먹여도 해롭지 않을 과일을 생각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무농약 친환경을 고집했고, 까다로운 인증 절차도 통과했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속내는 친환경과 더불어 우수한 맛을 만드는 데 더 큰 승부를 걸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가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기도 했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찾지 않는 현실에게 다시 한 번 정면 승부를 벌이고 싶은 그의 배짱이고 포부였다.
"귀농? 도시 살 때보다 좋은 점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