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은 인천 발전의 거대한 원동력"

이재정 전 장관, '오래된 미래, 서해 그리고 인천'이라는 주제로 강연

등록 2012.06.21 17:36수정 2012.06.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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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 한만송


"김영삼과 이명박 대통령은 흡사한 게 많다. 교회 장로이며, 대북 강경책만을 구사해 통일의 기회를 잃어버렸다. 엠비(MB) 정부 5년의 남북관계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이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평화와 희망을 잃어버린 절망의 5년이 됐다"

"이제 우리는 희망의 서해안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인천과 서해는 따로 생각할 수 없고, 인천 발전과 남북관계는 직결돼 있다. '해주공업지구-해주항-개성공업지구-인천항-인천송도국제도시-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협력벨트로 세계적인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10·4정상선언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합의는 인천 발전의 거대한 꿈이 돼야 한다. 인천이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10·4남북정상선언을 만든 이재정(68) 33대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하 사람과문화)가 개최한 '2012 인천 인문학 콘서트' 첫 번째 강좌에 초청돼 한 말이다.

이 전 장관은 '오래된 미래, 서해평화 그리고 인천'이라는 주제로 통일의 필요성과 역대 정권의 통일정책의 성과와 과오 등에 대해 냉철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먼저 이명박 정부의 통일정책은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 정책과 전두환의 뜬금없는 통일헌법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의 북한붕괴론을 합한 정책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을 비판하고 몰아치면서도 뒤로는 정상회담을 구걸하는 이중성으로 신뢰를 잃었고, 무능한 정책으로 인해 결국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우리 영토가 포격을 당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북한은 통일전선부를 중심으로 경제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사업을 2008년부터 시작해 대규모 외국자본을 유치하고 있다"며 "현재 평양에서 휴대폰을 쓰는 인구가 100만 명을 넘었고, 주거지의 대폭 확충과 현대식 대형 슈퍼마켓의 개점 그리고 5만 명이 넘는 근로자의 해외 파견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은 이른바 '통일비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이 2020년까지 1000억 불을 유치하겠다는 등, 개방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로 북한은 중국에 의존해 개방을 추진 중"이라며 "정부연구기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일시에 붕괴되는 경우 통일을 위해 30년간 매년 720억 불이 필요하지만 점진적으로 통일을 준비하면 매년 100억 불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비가 연간 300억불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통일항아리나 기금을 마드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 통일 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현은 인천의 특권이자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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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2012 인천 인문학 콘서트' 첫번째 강사로 나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현은 인천의 특권이자 사명”이라고 인천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 한만송


이 전 장관의 이야기는 남북관계와 인천 발전으로 이어졌다. 그는 "'해주공업지구-해주항-개성공업지구-인천항-송도국제도시-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협력벨트는 세계적인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인천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며 "인천이 10·4 남북정상선언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합의 실현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에서 관과 민이 거버넌스를 만들어 인천 앞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는 인천시민의 특권이자 역사적 사명"이라고 한 뒤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의제와 통일 의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대통령) 후보가 당선돼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서해안 희망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장관은 "19세기부터 해양세력인 일본과 미국 대 대륙세력인 소련과 중국의 충돌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금은 G2(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더 치열해 남한은 미국으로 더 기울고, 북한은 중국으로 더 가고 있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이 한반도에 엄습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너희 개방하면 만나 줄게'가 아니라, '자주 만나는 것'이 개방으로 가는 길"이라며 "북한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평화 의지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의 강연 에 앞서 신현수 사람과문화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인천은 통일과 직결된 도시로, 분단의 최대 피해 도시"라며 "남북관계 경색은 곧바로 인천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으로 인해 해양도시 인천의 정체성이 부정당하고 있다"며 "인천은 2012년 대선에서 어떤 입장을 가져야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좌에는 사람과문화 회원과 인천지역 인문학 독서모임 회원 등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병호 국회의원과 신은호 부평구의회 의장, 윤경미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상임대표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사람과문화는 이 전 장관의 강연을 시작으로 올 11월까지 매달 한 번씩 '꿈이 되고 밥이 되는 인문학 콘서트'를 연다. 7월 12일에는 강신주 철학박사, 8월 16일에는 신현수 시인과 혜문스님을 초청한다. 이어 9월 13일에는 한국중공업 파업사태와 관련해 '희망버스'를 제안한 송경동 시인, 10월 25일에는 '사기'를 완역한 김원중 교수, 11월 15일에는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를 강사로 초청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재정 장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5.24조치 #인천사람과문화 #10.4남북정상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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