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2차 협상이 시작된 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중 FTA 중단 전국 농어민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농민들의 생존권과 국민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한중 FTA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대회에서 농민들은 식량자급률 붕괴, 중국산 식품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한중FTA의 원천 무효 및 완전 폐기를 주장했다. 이미 체결된 한미FTA, 한-EU FTA로 축산분야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서 한중FTA로 과채류와 시설채소 피해를 입는다면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하나같이 상경 이유로 가장 먼저 생존권을 꼽았다. 전남 구례에서 올라온 이창호씨는 "중국은 우리랑 먹는 품목도 비슷한데 그게 FTA로 지금보다 더 싼 가격에 들어오면 열 마지기 정도 가족끼리 지으며 살아가는 가족농들은 다 죽는다"고 주장했다. 경북 영덕에서 올라온 김종승씨는 "농민들 지금도 중국산 농산물들 때문에 충분히 어렵다"며 "기필코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동네 사람 45명과 돈을 모아서 버스 타고 왔다"고 말했다.
경북에서 올라왔다는 김아무개씨는 기자에게 대뜸 한중FTA가 체결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묻고 "× 된다, ×"이라며 탄식했다. 그는 "기자 양반, 아버지나 할아버지도 결국은 다 농민 아니냐"며 "농사짓던 농민들이 왜 이렇게 올라와 투쟁을 하는지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되던 대회는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정리됐다. 농민들은 이어 '상여 퍼포먼스'를 하며 서울역 광장으로 도로 행진을 시작했다. 보슬비를 맞으며 50여 분 동안 진행되던 도로 행진은 서울역 부근에 가서는 천둥 벼락을 동반한 폭우 속에서 별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전국농어민대회에는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이상규 의원, 김미희 의원, 오병윤 의원, 김제남 의원, 이석기 의원과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석기 의원, 농민에게 멱살 잡히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