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
유성호
김재철 MBC 사장이 8월초에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진이 이미 내정돼 있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자 MBC 노동조합 <총파업특보>는 "지난 6월 28일 김 사장이 임원과 일부 간부들이 동석한 티타임 성격의 간담회에서 '8월에 들어올 (여권) 이사들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취지의 폭탄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노조 "김재철, 방문진 이사진 이미 내정됐다고 말해"MBC노조 특보는 "김 사장은 방문진 이사진이 자신을 지지할 사람들로 이미 내정돼 있는 만큼 자신의 퇴진 가능성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언급을 덧붙였다"며 "동시에 8월 퇴진설이 잘못된 것임을 사내 외에 널리 알리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이 같은 발언이 "김 사장의 지시에 따라 임원·간부들이 산하 국·부장들에게 사장의 언급을 알리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는 김 사장이 자신이 물러나게 되지 않을 거란 주장의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특보는 "김 사장이 '이 대통령이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해도 방문진에 영향력이 남아있다'며 간부들의 동요를 차단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티타임 외에도 방문진 새 이사진 구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과 이미 얘기가 끝났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언급을 사내 인사들에게 한 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김 사장의 말이 사실일 경우 이 대통령이 '방문진법'(방송문화진흥회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보에서 "방문진법은 '방문진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고 돼 있다"며 "방통위의 후보자 접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 대통령이 새 이사진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할 김 사장과 교감해 이사진을 내정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8월 8일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될 새 방문진 이사진은 현재 후보자 접수 과정이 진행 중이다. 특보에 따르면,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김 사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바로 다음날인 29일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다. 다음주 12일까지 후보자 서류 접수가 진행되며, 이어 16일부터 19일까지 자격 심사를 거쳐 오는 20일께 새 이사진 선임의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
MBC 노조는 "김 사장 발언의 사실 여부 공개를 요구하며,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청와대 역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회는 여야 합의에 따라 문방위에서 열릴 언론 관련 청문회에서 김 사장의 행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노조 주장은 날조" 반박한편 MBC 사측은 노조의 보도가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MBC 홍보국 정책홍보부는 같은 날 오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김 사장은 '새 방문진 이사가 이미 다 내정됐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6월 28일 사장과 일부 간부가 간담회를 열긴 했으나, 다음날 예정된 노사 대화 관련한 업무보고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사장이 '아직 방문진에 이 대통령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는 노조 주장에는 "날조된 발언"이라며 "김 사장은 이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추가로 낸 반박 보도자료에서도 지난 당시 임원진 간담회 정황을 설명했다. 사측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열린 간담회에서 다룬 노사 대화관련 보고는, 파업 이후 사실상 최초 공식 노사 접촉이어서 회사로서는 중대한 논의사항이었다"며 "따라서 간담회 성격상 방문진 이사 내정을 거론할 자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사장 지시에 따라 산하 국·부장들이 특보를 급하게 제작했다는 노조 측 보도도 허위라고 해명했다. 사측은 "특보는 6월 28일 오전에 제작·배포됐다"라며 당시 열린 간담회 보다 앞서 특보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내정 발언 다음날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다는 노조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측은 "방통위는 6월 28일 오전 방문진 임원 선임계획을 의결하고 오후 2시 10분경 관련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고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의 허위 주장이 MBC에 대한 채널 이미지, 브랜드 이미지를 심대하게 추락시켰다고 판단된다"며 "김 사장이 하지 않은 발언을 유포한 노조에 대해 법적 대응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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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김재철 '방문진 이사 내정' 말해"... 사측 "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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