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리 1호기 정전 사고 최종 보고서' 표지
안전 규정조차 무시하는 직원들의 '자만심', 일단 여론 비판부터 피하고 보자는 무사안일주의, 이를 위해 조직적 은폐도 가능한 '상명하복' 문화. 어느 '반핵 단체'의 성명서가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 의뢰를 받아 지난 2월 9일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 정전 은폐 사고를 조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행간에 담긴 쓴소리다.
최종보고서 슬그머니 공개... 언론은 물론 직원도 몰라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4일 고리 1호기 재가동을 승인한 가운데 한수원이 IAEA 최종 보고서를 지난 2일 자사 홈페이지에 '슬그머니' 공개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오마이뉴스>가 4일 오후 한수원 홍보팀에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언론은 물론 시민단체, 전문가, 심지어 일부 한수원 직원조차 공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난달 4일부터 11일 8일간 IAEA 전문가 안전점검을 마친 뒤 설명회까지 열어 "정전사고 원인이었던 비상디젤발전기를 포함한 발전소 설비 상태가 양호하다"고 떠들썩하게 자랑하던 때와는 딴판이다.
앞서 미로슬라브 리파르 IAEA 안전점검단장은 지난달 11일 "이번 조사는 정전 사고에 국한됐다"면서 "보고서에는 정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운전 개선 사항과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67쪽짜리 영문 보고서에는 ▲ 운영, 조직, 관리 문제 ▲ 안전 문화 ▲ 운전 ▲ 유지 보수 ▲ 전기 시스템 ▲ 운전 경험 등 한수원 내부의 안전 의식과 운영 체계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그나마 대부분 원론적인 문제 지적이나 '권고' 수준에 그쳤지만, 원전 안전성에 대한 직원들의 지나친 자만심과 안전 불감증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직원 자만심과 안전 불감증이 정전 사고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