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암리의 사물놀이패
이상기
그런데 이곳 식당에서 요란한 악기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 보니 사물놀이패다. 한 이십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꽹과리, 장구, 북, 징을 두드린다. 한참을 듣다가 잠시 쉬는 틈을 타 어떤 단체인지 물어본다. 그러자 그 중 한 사람이 청주시 사직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풍물교실 야외수업이라고 말해 준다.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을 하는데 더위를 피해 이곳 어암리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은 두레국악원장 정환철씨다. 그는 충북 무형문화재 제1호인 청주농악의 전수조교다. 그가 꽹과리를 들고 사물놀이패를 지휘하자, 배우는 사람들이 장구, 북, 징으로 화답한다. 꽹과리, 북, 징은 남자가 치고 장구는 여자가 친다. 전체 인원 중 2/3가 여성이어서 장구의 수가 훨씬 더 많다. 그렇지만 상쇠인 정환철씨의 꽹과리가 전체 소리를 주도한다.
함께 한 우리 대원 중 사물놀이를 공부한 박정자씨가 있어, 사물놀이패의 수준을 물어본다. 자기가 보기에는 공부하는 수준이지, 어디에 내놓을 만한 수준은 못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악인지라 기분전환이 된다. 그들은 또 쉬는 시간에 우리에게 수박과 먹을 것을 권한다.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촬영하는 나에게는 CNN기자냐고 농담까지 한다. 우리는 잠깐이나마 그들과 어울리며 하루 종일 걸어온 피로를 푼다.
서예가 이희영의 변신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