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임시대의원대회.
한국노총 자동차노련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과의 연대관계를 재확인했지만, 정치방침을 놓고 조직 내 분열은 가속화하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의 사퇴로 당장의 분열은 막았지만 사실상 정치방침이 무력화되는 모습이다.
27일 오후 한국노총은 서울 양재동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2012년 사업계획(안)'을 의결하며 야권통합정당 구성(민주통합당 지분참여) 정치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대회는 지난 2월 정기대의원대회가 정치방침 결정과정의 문제로 무산된 지 5개월 만에 개최됐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지난해 12월 결정된 정치방침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이를 결정한 대의원대회의 효력을 놓고 법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겪어 왔다.
이날 대회에서는 규약개정과 임원보궐선거, 중앙위원선출 등의 안건을 제외하고 모든 회순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치방침을 놓고 극심하게 대립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겉으로 보면 갈등이 봉합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같은 날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가 오는 12월 대선에 출마한 김문수 새누리당 예비후보 지지선언을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대의원대회가 개최되기에 앞서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의장 허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5일 의장단 회의 및 정치위원회의를 통해 김 후보 지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지사는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경기지사로서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자녀보육 지원 등 친노동자·서민 정책을 펴왔다, 7년 동안 도정을 바탕으로 대선후보로서의 자질과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노총 내 '정치분열'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이날 대의원 대회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모습들이 연출됐다. 이용득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사퇴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 전 절반에 가까운 대의원들이 자리를 떠났다. 그동안 그토록 반대했던 정치방침을 아무 반론 없이 쉽게 통과시킨 것 역시 그렇다. 총선이 끝났고 이용득 위원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이미 그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용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다신 이명박 정권과 같은 반노동자 정권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대선투쟁에 나서자"며 "한국노총, 민주통합당과 함께 모든 민주세력이 하나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를 마치며 "32년간 한국노총에서 노동운동에 복무했다, 마지막까지 동지들과 감동적인 순간을 기억하겠다"며 말을 잊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노총은 이 위원장 사퇴로 오는 9월경 보궐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보궐선거 때까지 김동만 상임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아 한국노총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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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정치방침 재확인 불구 '분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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