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원이 해충방제복을 입자 다른 대원이 방제복을 꼭꼭 여며주었다. 그러나 자신은 정작 방제복을 입지 않고 반소매 차림으로 말벌 집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현자
"그런데 아저씨는 왜 옷을 입지 않아요? 그러다가 벌에 쏘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요. 다른 벌과 달라서 한방만 쏘여도 죽을 수 있다는데... 애들 아빠가 몇 년 전에 말벌에 쏘여 죽다 살아났거든요.""..."물음에 그 대원은 나를 힐끗 볼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순간 수많은 말벌이 두 대원 주변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아마도 방제복을 입고 말벌집을 제거하는 대원이 말벌집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그러자 가스불과 살충제를 든 반소매차림의 대원이 어지럽게 날고 있는 벌을 향해 가스 불을 내뿜고 틈틈이 살충제를 뿌렸다. 그 광경에 방제복을 입지 않은 대원이 벌에 쏘이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방제복을 입은 대원이 말벌 집 앞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되풀이하고 잠시 잠잠해졌던 말벌이 다시 몇 마리 보이면 가스 불을 들고 있던 대원이 가스를 내뿜어 말벌을 태워 죽이는 작업이 되풀이됐다.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달리 벌집 제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쉽게 제거할 수 없도록 집을 지었다고 한다.
방충망 너머로 말벌 제거 작업을 지켜보면서 반소매 차림의 대원이 잠시 한가한 틈을 타 잠깐 잠깐 물어봤다.
"벌집 제거 후, 아침저녁으로 살충제 뿌려주세요"- 말벌집을 제거한 후에도 한동안 벌들이 다니는 것 같던데요."오늘은 가급 마당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벌들이 민감해져 있거든요. 그리고 한동안은 벌들이 집을 찾아 자주 날아다닐 겁니다. 길게는 2주까지 가기도 하는데, 당분간 에프킬라를 아침·저녁에 자주 뿌려주세요. 그런데 가급 멀리 떨어져 뿌리셔야 할 거예요. 위험하거든요. 말벌들은 살충제를 뿌려도 도망가지 않고 되레 공격하거든요."
- 2주가 지나서도 말벌이 보이면 집 주변에 말벌집이 있나 자세히 살펴봐야겠어요."말벌들은 저마다 영역이 있습니다. 아마 이 주변에는 말벌집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말벌이 보이면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은데, 말벌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떨어져야 합니다. 말벌이 주변에 보이면 말법집이 있나 살펴봐서 있으면 119에 신고해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알아서 제거하려다 쏘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몸에 좋다며 벌침을 쏘이는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정말 벌침이 몸에 좋나요?"그렇다고들 하던데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쏘이는 벌침은 꿀벌이에요. 그리고 말벌이 아니더라도 다른 벌에 쏘였던 사람은 벌침 맞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가급적 맞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아저씨는 왜 옷(방제복)을 입지 않아요?"그게요… 잘 쏘이지 않아요. 뒤에서 빨리빨리 보조해 줘야 일이 쉽게 끝나잖아요. 저 옷을 입으면 좀 불편하고요…. 그것도 그거지만 해충 방제복이 충분하지 않아요. 그래서 두세 사람이 출동해도 한 사람만 방제복을 입고 일할 수밖에 없죠."
말벌이 사람을 째려봐? 에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