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개발공사, '알펜시아 부실' 박세훈 전 사장 고발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 1조원 규모 재정 손실에 하루 이자만 1억1100만원

등록 2012.08.03 10:07수정 2012.08.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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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개발공사는 1일 박세훈 전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강원도가 지난 5월 16일 강원도개발공사를 감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알펜시아 리조트 조성 사업을 부실덩어리로 전락시킨 데 책임을 물어 박 전 사장을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힌 지 한 달 보름 만이다.

강원도개발공사 감사팀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을 고발하면서 "지난 5월 15일 강원도 감사 결과를 통고받았을 때는 박 전 사장을 고발하라는 내용이 없었고, 지난 7월 2일 강원도로부터 박 전 사장을 고발 처분하라는 공문을 접수하고 나서 7월 31일 박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세훈 전 사장은 2003년 9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총사업비 1조 6000억 원이 소요되는 알펜시아 리조트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그 후 이 사업은 1조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 부채가 누적돼 하루 이자만 매일 1억 1100만 원씩 불어나고 있다. 강원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감사 결과 발표 당시, 박 전 사장 등이 잦은 설계 변경으로 2273억 원의 공사비를 증액하면서도 이사회 결의 절차 없이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등 절차상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도의회에 출석해 상세하게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소명에 불응할 경우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사장은 도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강원도는 고발을 미뤘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사이에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에 부실을 초래한 책임자들을 처벌하라는 여론이 점점 더 높아졌다. 시민단체들은 강원도 감사 결과,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이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의 부실을 초래한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강원도가 책임자 규명과 처벌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감사 결과, 강원도가 김진선 전 도지사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성토했다. 강원도가 감사를 통해 김진선 전 도지사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했다. 당시 감사 결과를 접한 시민단체들은 "알펜시아 사업의 총체적인 부실을 전임 도지사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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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춘천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알펜시아 부실 책임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는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성철 사무처장. ⓒ 성낙선

결국 강원도 내 25개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강원도가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을 직접 고발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 6월 18일 자체적으로 '고발단'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8일 강원도민 552명의 이름으로,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 두 사람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김진선과 박세훈은 형법에 명시된 직무유기와 업무상배임죄로, 박세훈은 허위공문서 작성과 공전자기록위작·변작죄로 고발"했다. 강원도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날 강원도가 김 전 도지사와 박 전 사장 등을 상대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다시 한 번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일들이 있고 나서 지난 7월 31일, 강원도개발공사가 강원도의 지침을 받아 박세훈 전 사장을 고발하게 된 것이다. 여전히 김진선 전 도지사를 배제한 채이다.

박세훈 전 사장은 2003년 9월 김 전 도지사에 의해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2009년 1월 경영이 악화되면서 사장직을 사임해 지금은 관동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세훈 #김진선 #강원도개발공사 #알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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