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시대요구를 실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정한 사람인가, 그리고 이것을 해낼 수 있는 열정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지지율을 계산했으면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규칙을 따져봤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극복할 대상이지 유불리를 따져 나가고 안 나가고 할 문제는 아니다."
지난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임태희 대선 경선후보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김철관) 대선경선 후보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임태희 경선후보가 강조한 말이다.
임 후보는 "나는 주식시장으로 치면 실적도 괜찮고 아주 탄탄한 기초를 쌓은 신규 등록주이고 유망주"라면서 "과거의 잣대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구조적으로 마이너리티로 머물게 한 사회구조를 바꾸고 싶어 출마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 경선후보는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곧바로 국회 정론관으로 가 김문수, 안상수, 김태호 후보와 함께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여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황우려 원내대표 사퇴가 거부되자 비박 후보 3인과 함께 이날 저녁에 마련한 새누리당 경선후보 KBS 초청토론회에도 불참해 토론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천헌금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새누리당의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 중대성을 인정하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관련된 당사자는 물론 당시 공천핵심에 있었던 사람들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공천문제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왜냐하면 인사에 돈이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자리를 주는데 돈이 왔다 갔다 했는데, 절대 소홀히 넘어가면 안 된다. 소식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공천과정에 돈이 오고간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정치의 구태를 완전히 깬다는 각오로 전면적으로 다 조사해야 한다. 여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정치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와 정당이 다 죽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조사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못하면 절대 안 된다. 검찰도 정치권도 사즉생의 각오로 이 문제에 대해 뿌리 뽑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 문제를 신속하게 빨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이어 "정치는 기본적으로 어떤 이해관계가 부딪치면 타협하는 과정"이라면서 "이런 과정이 없어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0% 도식적으로 했으면 이런 일이 이러났지 않았을 것이다. 4·11 총선 공천 당시 컷오프 적용하고 여론조사한 것이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가. 여론조사를 뺀 곳은 왜 뺐으며, 여론조사를 어떻게 해 그런 결과가 나왔으며,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2등은 떨어뜨리고 3등하고 경선을 붙이고, 그 기준이 대체 어떤 것이며, 이런 문제가 엄청 많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사를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개인의 한풀이는 될지언정 당이 새롭게 나가는데 도움이 되겠느냐는 문제로 설득을 시켰다. 김무성 전원내대표도 그랬던 것이고... 그때 무소속 출마를 접고 당을 위해 협조했던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해 다른 의원들이 이런 상황을 알면 얼마나 분노하겠는가. 이 사안은 절대 소홀히 넘어가선 안 된다. 이것으로 해서 당이 무너질 수 있고 제대로 가겠느냐고 우려해 적당히 넘어가선 절대 안 된다."
이날 그가 줄곧 주창해온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갈등이 심한 마이너리티에 대한 배려에 있다고도 했다.
"현재 시대요구는 빈부간 세대간 지역간 등 시대의 갈등을 해결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있는 사람만이 잔치다. 그들만의 경제다. 그런 시각이 너무 많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갈등을 더 이상 방치해두면 대한민국 전체가 문제가 된다. 그래서 나는 공정사회를 내세우고 있다. 마이너리티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바꿔야 한다."
박근혜 후보 대선론에 대해서도 "대선의 결정 요인은 시대가 부르는 것이지, 대세가 만들어줄 문제는 아니"라고 꼬집었다.
"역대 선거에서 항상 대세론이 있었다. 역대 선거에서 지지율 높았던 사람들이 국민들께 선을 보이면 물거품이 된 사례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선거에서 한 번도 대세론이 관철된 것이 없다. 시대요구가 대선의 결정 요인이지 대세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시대가 나를 부르고 있고 그 요구에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해 출마했다. 그래서 지지율 격차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선택할 문제이다. 새누리당의 대세론은 국민의 대세론이 아니고 당원대세론도 아니다. 친박 대세론이다. 친박 지지자들의 대세론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나왔다. 지금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더 이상 세력이나 대세론이 아니다."
이어 그는 "세력은 자기가 유리한 그라운드에서 싸운 것"이라면서 "유리한 자기골목에서 싸운 것은 폐쇄적이고 수직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국민이 이런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정치시대를 바라지 않고 있다. 이런 것에 대한 염증이 안철수 현상으로 투영(반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안철수 교수 자체에 매력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국민들의 민심이 당에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제일 문제는 당내 동원된 인력만 있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청중이 없다. 이게 굉장히 문제다."
또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개방과 수평적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측면도 강조했다. 그는 "개방이라는 것은 니편 내편 따지지 않고 항상 열린 리더십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수평적 의사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경청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상대방 편에서 생각해주고 일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것이 수평적 자세이고, 열린 자세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돈 잘 벌어다 주는 성공하는 아버지가 있다고 아들이 행복한 것이 아니다. 가족이 행복한 것도 아니다. 지금의 새누리당의 상황이 그런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외국에서 아무리 칭찬을 해도 국민들은 결과를 따지지 않고 국민 편에서 얘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런 과정이 조금 부족한 것을 반성한다. 4명의 경선후보들이 강력히 얘기한 것도 잘 안되는데, 국민의 말을 귀를 담아 듣겠는가."
그는 언론의 보도 관행도 대세론에 머물러 있다고도 지적했다.
"언론에서도 경선과정에서의 사실들을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줬으면 좋았는데, 언론도 대세론의 관점에서 상황들을 국민들게 알려주고 보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론은 국민들에게 나침반의 역할이나 정론의 방향제시를 해야 한다. 국민들게 이런 사안을 균형 감각 있게 보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 후보는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취지는 동의했고 용어에 대해는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경제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경제에 대한 '민주화'인지 굉장히 정의가 어렵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한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경제민주화라고 할 것인지 제시해야 한다. 나는 먼저 공정한 시장질서 아래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한 사람들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해법을 찾다 보니 부자를 끌어내리고 대기업을 끌어 내리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것은 좌파식 방법이고 사회주의적 방법이다. 이 방법에 반대한다."
권력의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의 원인이 지역주의에 기반한 온정주의에 있다고 지적했다.
"공직자로서 잘못이 있으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엄벌주의 유지가 필요하다. 또 공직자로 청렴성을 감내하지 못하면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로서 사전교육 및 서약과 다짐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리는 지역 정치구도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몇몇 학교나 지역 연고를 중심으로 인맥이 형성돼 있다. 그 속에서 온정주의가 통한다. 합리와 상식이 아니고 특별한 배려가 통한다. 그게 사고의 원인이다. 지역주의를 깨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장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당 공천배제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지역주의, 패거리주의, 세력주의를 없애야 한다. 특별고려가 없어야 한다. 미국처럼 노골적으로 이런 이런 자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빼고 인사는 시스템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한국정치 모든 문제는 지역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올림픽 이후로 한나라당 경선을 연기하자고 했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박근혜 후보와 당지도부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당시 내가 올림픽 이후에 경선을 하자고 했다. 올림픽 때문에 우리들만의 경선이기 때문이다. 지금 딱 얘기대로 되고 있다. 심지어 현재 언론조차도 관심이 없다. 물론 결과가 뻔하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이너 후보가 그래도 해볼 수 있는 것은 언론이 관심을 갖고 다뤄주는 것밖에 없다. 그 때 이런 상황을 말해 다 공감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경선시한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논의된 것이 백지화댔다.
당시 한 신문에서 '새누리당의 경선이 올림픽 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얘긴가요'하는 발언이 나왔다. 당 입장에서는 중요한지 모르지만, 정당은 국민의 편에 서고 국민의 관심을 받아야 곧 정당의 에너지가 된다. 국민의 관심이 없으면 정당이 무슨 에너지고 활력소가 되겠는가. 현재 국민 관심을 다 빼놓고 경선을 하니까 허나마나하는 경선이 돼 관심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5.16은 구국의 혁명,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발언에 대해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5.16문제는 정말 중요하다. 다른 문제와 이것은 다르다. 마치 비방이나 네거티브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5.16은 쿠데타라고 다 가르쳐왔다. 시집간 우리 딸에게 5.16에 대해 어떻게 배웠냐고 물어봤다. 쿠데타로 배웠다고 했다. 그렇게 가르쳐놓고 오늘날 정치지도자가 5.16은 구국혁명이다,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다, 이렇게 가르치면 학생들한테는 서쪽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가르쳐놓고 지도자가 동쪽이 옳다고 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 문제는 어정쩡하게 정치적으로 지나가거나 적당히 지나갈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역사 근본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1972년 10월 유신 때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5.16을 혁명으로 배웠다"면서 "당시 역사 선생님이 훌륭한 분이라 그런 건지 4.19가 혁명이고 5.16은 쿠데타라고 했고, 교과서에는 5.16혁명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언론의 지원방향과 관련해 그는 "국민입장에서는 스마트폰시대에서 언론도 개방형 플랫폼 여건이 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인터넷언론의 영향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무시할 정부가 어디 있겠냐"고 즉답을 피하고 에둘러 표현했다.
새누리당 임태희 대선경선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4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3선 의원을 역임했고, 한나라당시절 대표 비서실장,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주요 당직과 정부 노동부장관,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현재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이다.
이번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기자간담회는 지난 6월 20일 민주통합당 조경태 경선 후보에 이은 두 번째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이다. 인기협 대선후보 기자간담회는 개방돼 있고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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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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