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최종술
독도는 안개가 잦고 흐린날도 많고 눈, 비도 자주와서 입도 가능한 날이 1년에 50일에 불과 하다고 했다. 그래서 울릉도 사람들은 삼덕을 쌓아야만 울릉도에 올 수 있고 거기에다 덕을 하나 쌓아야 독도에 닿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울릉도에 다섯 번째 여행이고, 독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어려운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섬은 그 크기보다도 웅장함으로 가슴에 안겼다. 바다는 맑고 투명했다. 파도가 찰랑찰랑 섬 아래를 간질인다. 괭이갈매기의 서식지라 했던가. 섬과 섬 사이 허공을 춤추듯 새 한마리가 그림을 그렸다. 날개짓에서 고요함을 읽을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 온다. 바다내음을 가득 물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다내음을 느낄 수 없다. 이미 후각이 바다내음에 무뎌진 탓일까.
깍아지는 듯한 절벽으로 구성된 섬의 자태, 그 속에 수백만 년의 역사가 숨어있을 터. 그 역사를 고스란히 느끼기엔 20분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짧았다. 뱃고동이 울리기라도 할까 조마조마 하면서 구석구석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뱃고동은 배가 떠날 시간이 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