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설득시킨 막둥이 이제 엄마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조금 힘듭니다.
김동수
막둥이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마다 축구를 할 수 있으니 축구공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문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 생각이 어떤지 물어봐야지.""엄마는 어떻게 생각해요?""막둥이 또 협상이야? 네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알지만 다른 것도 좀 열심히 해라."
"열심히 하잖아요.""뭐 열심히 한다고? 너 영어 방과후 학습 제대로 한 적 있니? 결석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방학 때도 절반을 결석했잖아. 만약 축구공을 사주면 또 그럴 가능성이 높아. 물론 엄마가 무조건 축구공을 안 사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엄마 말은 조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도 무조건 결선한 것은 아니예요. 아빠가 저를 창원에 데려가는 바람에 이틀을 결석했어요."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축구공을 갖고 싶다는 막둥이의 강렬한 욕망은 엄마와 아빠 마음을 감동시켰고, 결국 설득을 당했습니다. 막무가내로 사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와 엄마 그리고 형과 누나를 앉혀 놓고 축구공을 갖고 싶다는 말에 누가 안 된다고 하겠습니까.
그날 밤을 이렇게 보냈습니다. 다음날, 통영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점심을 먹고 있는데 막둥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