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태풍 비껴갔지만 '백수' 피해 확산될 듯

피해 신고 잇따라... "농민 아픔 헤아려, 보상 현실화해야"

등록 2012.09.04 11:24수정 2012.09.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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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백수피해 확산 조짐 2010년 곤파스 당시 벼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백수현상이 또 다시 발생해 태안 지역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사진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금은농장으로 벼 이삭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다.

백수피해 확산 조짐 2010년 곤파스 당시 벼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백수현상이 또 다시 발생해 태안 지역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사진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금은농장으로 벼 이삭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다. ⓒ 김동이


"집중 호우에 태풍, 이번엔 백수 피해까지. 2010년 곤파스 당시에도 백수 피해로 농사를 망친 적이 있는데 또다시 백수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다. 3년 연속 농사를 망쳤다. 농사를 더 지어야 할지 고심 중이다."

다행히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직격탄은 비껴갔지만 백수 피해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농민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제14호 덴빈이 지나간 지난달 30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성순씨는 "곤파스 당시와 같이 백수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한숨을 지었다.

피해 규모 얼마나 확산할지 모르는 상황... 농민은 불안

a 곤파스의 악몽 되살아나나 백수현상은 강풍으로 인해 벼가 마르면서 이삭이 패지 않고 쭉정이만 남는 현상으로 이를 막을 대책이 없어 농민들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곤파스의 악몽 되살아나나 백수현상은 강풍으로 인해 벼가 마르면서 이삭이 패지 않고 쭉정이만 남는 현상으로 이를 막을 대책이 없어 농민들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 김동이


백수는 강풍 때문에 벼가 마르면서 이삭이 패지 않고 쭉정이만 남는 특징이 있어, 태풍이 지나간 직후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없고, 통상 최소 5일가량은 지나봐야 대략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피해 규모가 얼마나 확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농민은 불안 속에 멍하니 논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또한, 백수 현상은 벼에서 발생하는 도열병이나 벼애멸구처럼 사전 방제를 통해 미연에 방지,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피해가 아니어서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농민들은 특히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당시의 악몽을 상기하며, 수확기를 앞둔 자식 같은 벼를 바라보며 현실적인 피해 보상안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태안군에서는 지난 2010년 곤파스 당시 벼 총 재배면적의 75.5%에 이르는 6347ha가 백수 피해를 입은 적이 있으며, 곤파스 이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까지 합치면 총 재배 면적의 87%에 이르는 벼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군에서는 정부에 266억 원(농가당 500만 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과 수확보조금 지급, 피해지역 벼 공공비축 매입확대(전량 수매), 벼 백수 피해 대파대 단가 및 지원율 확대, 농업 관련 자금 상환연기와 이자감면 등을 건의한 바 있다. 농민들도 백수 피해 농가에 ha당 685만 원의 쌀 생산비용 지급, 재해대책경영자금 특별융자 무이자 지원, 전량 산물벼 수매 등 보상 현실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태안 근흥면 이성순씨는 "곤파스 당시와 같이 백수 피해가 점점 확산하고 있어 걱정이다"라며 "백수 현상이 시작된 이상 피해 확산은 막을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더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곤파스 당시 백수 피해보다 정부의 지원이 미약했는데, 농민들의 아픔을 헤아린다면 보상 현실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태안군 농정과 관계자는 "이번 백수 현상은 지난달 29일부터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데, 안면읍과 고남면, 근흥면, 남면, 소원면 등 바닷가에 인접한 지역 대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만조시간대와 태풍 상륙 시간이 맞아떨어져 백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현재 읍면별로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있지만 피해가 얼마나 확산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백수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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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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