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모(@socio1818)
김선기
- 근황이 궁금하다. 트위터를 그만뒀던데."졸업 후에 번역 일을 하면서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상 '청년 백수' 상태라고나 할까. 트위터의 경우엔, 사색을 거치지 않고 정념을 실시간으로 표출하는 트위터 상의 발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 이글루스에 포스팅할 때는 글의 주기나 글의 길이가 모두 길었다. 트위터로 온 이후엔 단행본을 쓰다가 학교에 낼 레포트를 쓰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논리 구조나 근거, 자료 소스 등이 모두 부족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치 있는 경구나 단속적인 사고에 매몰되는 것에도 경각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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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증상 같은 것은 없나?"페이스북을 트위터 대용으로 쓰고 있어서 괜찮다. 지금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 긴 길이의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 트위터를 할 때는 다른 유저와 논쟁을 벌인 일이 많았다. 특히 전직 한국대학생포럼 의장인 윤주진씨와의 논쟁과 '현피'(실제로 만난 것)는 트위터 유저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극단적이거나 근거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보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키보드 워리어' 기질이 한 몫 했던 것 같다. 윤주진 같은 경우엔 트위터에서 하는 말들을 보면 변희재의 말을 가감 없이 수용하거나, 전투적으로 멘션을 날리는 부분이 있어 충돌하는 부분이 많았다. 실제로 만났을 때는 온라인으로만 봤을 때보다 대화가 좀 됐는데, 트위터에서와는 좀 간극이 있었다."
- 최근 공지영, 진중권 등 트위터에서의 논쟁을 하다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논쟁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 트위터는 생산적인 소통의 방식일까?"사실 유명인들이 트위터에서 논쟁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도 경각심이 들었다. 논쟁의 내용보다도 많은 분들이 실시간 멘탈 붕괴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게 '저러지 말아야지' 싶었다. 예를 들어 조국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젠틀하신 분인데 트위터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젠틀하지 않은' 언변을 보여주기도 했다.
트위터 상의 논쟁은 소통한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보수 진영의 유저와 논쟁을 벌일 땐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상대의 반론에 대해 반론하는 작업을 통해 내 근거를 공고히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기성 언론에서는 2030세대와 SNS를 연결지어 보도하며, 트위터를 청년들의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언론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2030세대 중 SNS를 이용하는 비율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다. 특히 SNS 상에서 정치화된 네트워크 일상적인 네트워크 간의 분화와 단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데, 언론은 정치화된 네트워크 쪽에 집중해 특정 논리를 과대 대표하는 오류를 범했다."
- 20대 논객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대 논객이 우리나라 담론 시장에서 갖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20대 논객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이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다. 특별히 목적이 있어 글을 써 왔던 것도 아니고, 특별히 독창적인 의견이나 학술적 성과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겨레, 경향, 한국 등 일간지에서 마련한 2030 칼럼 란을 봐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딱히 필자들이 독특한 논지들을 전개하기 때문이 아니라 젊은 논객들에 대한 흥미로움 때문에 고정 칼럼 지면이 만들어지고 하는 것이다.
사실 20대에 독자적인 테제를 주장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타고난 머리에 엄청난 공부량도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개인적으로는 20대 논객은 번역가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기성 논객이나 학자들 중에서 자신의 이론과 부합하는 글을 학습해 20대에게 풀어 소개하는 중간 가교의 역할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