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은 흔하니까> 겉표지
오마이북
<윤미네 집>을 새로이 엮으며 '이런 사진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찾아 멀리 헤매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기록해둬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가족과 친구, 내가 사는 마을, 그저 세월 따라 스쳐 지나간다고 생각하는 소소한 일상조차도 모두 사진에 담아둘 가치가 있다.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딸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피사체가 있을까.
엄마가 고3 수험생,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딸의 일상을 담은 <힘내라는 말은 흔하니까>(오마이북)는 바로 '이런 사진책'이었다.
부모라면 겪게 될, 혹은 이미 지나간 그 1년은 아마 부모와 자식 사이 가장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기간일 게다. 아빠와 엄마는 지겹도록 "공부하라"고 다그칠 것이고, 아이는 시험이 끝나는 날까지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한다. 그런 시기에 카메라를 들고 아이를 담는 일은 '밀당'(밀고 당기기)의 연속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예를 들면 이제 사춘기 초입에 들어선 딸에게 카메라만 들이대면 딸은 버럭 화부터 내고 얼굴을 가리기 바쁘다. 아주 기분이 좋거나 아빠와 흥정(?)할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카메라를 든 나는 우리집 아이들에게 공공의 적과 다름없다.
그런데 수시로 감정싸움을 해야 할 수험생 딸을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사진에 담는 일은 상상 이상의 공력이 필요한 일이었을 듯하다. 집·학교·학원을 거의 벗어날 수 없는 아이의 일상을 담담하고 꼼꼼하게 담았다. 책에 실리지 못한 '소중한' B컷들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