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해고노동자 이만신씨. 그는 매주 화·수·목요일 회사 앞을 찾는다. 퇴근 시간에 맞춰 1인시위를 시작하는 그는 직원들을 상대로 해고 무효와 노동조합 설립의 필요성을 알린다.
정민규
국내 복귀 후 그는 다시 노조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그런 움직임이 진행되어가던 지난 6월 21일 회사는 그에게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라는 통지서를 보내왔다. 같은 달 27일 열린 징계위원회 자리에서 회사는 그를 해고했다. 그가 해고가 부당하다며 낸 재심청구도 기각했다. 그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
삼성은 그가 회사를 상대로 지속적인 협박 및 금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상사에 대한 폭언과 정당한 지시명령 불복, 회사 명예도 징계의 사유로 들었다. 반면 그는 노조를 만들고자 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구실을 끼워맞춰 자신을 해고했다고 믿는다.
실직자가 됐음에도 그는 매주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해고 무효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다. 그럼 마치 판문점에서 남·북 군인들이 대치하듯 회사 측 경비직원들이 나와 그를 지켜본다.
회사에서 보낸 차도 그가 떠날 때까지 그의 주변을 맴돈다. 회사는 회사 앞 나무에 플래카드를 거는 것도 회사 소유의 나무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런 회사를 지켜보면서 그는 "나 하나 때문에 저렇게까지 하는 거 보면 대단하지 않나"며 쓴웃음을 짓곤 했다.
지금 그는 혼자서 감당해내기엔 너무나 큰 삼성에 맞서 마지막으로 법에 호소하려 한다. 그는 삼성SDI를 상대로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변호인으로 유명세를 탄 박훈 변호사가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문득 그가 그토록 싸웠던 회사에 이토록 기를 쓰고 들어가려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삼성에서는 노조가 없으니 회사가 부당한 짓을 해도 노동자들이 어디가서 하소연을 못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SDI에도 민주노조의 깃발을 꽂고 말겁니다, 그게 내가 할 일이거든요"라고 몇 번이나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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