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심벨 신전의 전경, 왼쪽이 람세스2세 대신전, 오른쪽이 네페르타리 소신전이다. 원래의 위치에서 수백만 개의 조각으로 잘라져 현 위치로 옮겨진 것이다.
박찬운
아스완 남쪽 300km 지점에 있는 아부심벨 신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1월 16일 오후 9시 반 카이로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오후 11시경에서야 아스완에 도착했다. 일행 중 한 분의 짐이 도착하지 않아 마냥 기다리는 바람에 호텔에 도착하니 자정을 넘겨 새벽 1시다.
이제 2시간만 눈을 붙이고 아부심벨로 길을 떠나야 한다. 아부심벨은 아스완에서 버스로 4시간 이상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그리고 이 길은 경찰 차량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십수 년 전 관광객에 대한 테러 사건이 있은 이후 이집트 당국이 만들어 놓은 관광절차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새벽 4시 아스완 경찰 당국의 콘보이 차량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이동해 다른 차량과 함께 아부심벨로 향했다. 몇 시간을 가다 보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막 저쪽에서 떠오르는 태양, 한 마디로 장관이다. 언제나 사막에서의 일출은 아름답다. 바다에서 보는 일출과는 또 다른 태양이다. 2010년 여름 실크로드 여행을 하면서 돈황에서 우루무치를 가는 도중에서 들른 투무타크 사막의 일출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일생일대에 가장 장엄한 일출이라 생각했다.
아부심벨은 신왕국 제19왕조의 람세스2세가 세운 신전으로 이곳에는 두 개의 신전이 암굴 속에 있다. 하나는 자신의 대신전과 왕비 네페르타리의 소신전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200년 전의 작품이다. 아부심벨은 이집트 나일강 최상류에 위치한다. 수단 국경에 있는 세계 최대의 담수호 낫세르 호수에 면해 있는 이곳은 과거 누비아의 심장부였다. 신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에서 보면 1000km 이상 떨어진 곳이다.
람세스 2세는 이곳에 이렇게 거대한 신전을 만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