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 우리생협에서 한 가야금 연주회 장면
변창기
지난 6월 중순 울산 옥동에 우리생협이란 공간이 생겼습니다. 울산 우리생협 장영숙 대표는 90년대 저와 비슷한 시기에 현대미포조선에서 노조활동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연이 닿았는데 어느날 생협을 개업한다고 했습니다. 개업날엔 못가보고 며칠 지나서 가보았는데 점포도 넓고 그 안에 우리밀 빵 가게도 있고, 무항생제 육류코너도 있었습니다. 의자가 몇 개 있고, 거기서 간단히 차와 빵을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한켠엔 여러가지 좋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난 이곳을 문화 공간이 되게 할 거야."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장 대표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생협(생활협동조합)은 물품파는 공간인데 여기다 무슨 문화 공간?' 저는 그렇게 여기며 의아해 했습니다. 벌써 한 차례 가야금 연주회를 했다고 하는데 제가 안 본 이상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직접 보아야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쯤 생협 가게서 연주회 하는 것을 볼 수 있을지 기대를 하던 참 입니다.
'오는 18일(화) 오후 7시 우리생협 옥동점에서 가야금 연주회가 있으니 구경오세요.'
마침 며칠 전부터 연주회 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왔습니다. 기대를 품고 일마치는대로 버스를 타고 옥동으로 갔습니다. 동구에서 남구쪽에 있는 옥동까지 가려면 1시간 족히 걸립니다. 그날따라 공업탑 쪽에서 차량이 많이 밀렸습니다. 가까스로 오후 7시 조금 넘어 도착하니 연주회가 막 시작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