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청문회에서 홍일표 민주통합당 의원이 정리해고 후 부모가 모두 사망한 조합원의 자녀들 사연을 소개하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전 지부장과 김정우 지부장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다.
권우성
쌍용자동차가 2009년 당시 2646명의 정리해고를 산정한 근거로 사용됐던 생산성 지수(HPV, Hour Per Vehicle)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회사의 맨아워(M/H) 지수를 둔갑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의 회계조작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경기 부천원미갑)은 "2009년 정리해고 당시 쌍용차는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주장하고 그 근거로 쌍용차의 HPV지수와 타 회사(현대·기아·포드·도요타·혼다)의 HPV지수를 비교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분석결과 2009년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쌍용차는 HPV지수를 아예 관리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HPV 지수는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작업시간의 총합계를 뜻한다. 총투입시간에 총생산대수를 나눠 산출한다. 경영컨설팅사인 '올리버와이만사'는 매년 6월 하버리포트(Harbour Report)를 통해 세계 자동차업체의 각종 생산성 지수를 발표한다. 이때 올리버와이만사는 HPV지수를 공인지수로 사용한다.
하지만 한국의 제조업계는 맨아워(M/H)지수를 생산성 지수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아워지수는 1시간 동안 자동차 생산에 투입된 사람(3년 숙련자 기준)수로 총 투입된 사람수에 총 생산대수를 나눈다. 김경협 의원실은 쌍용자동차가 맨아워지수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HPV 지수로 둔갑시켜 구조조정 계획 근거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의 회계법인인 삼정KPMG는 쌍용차 정상화계획 보고서에서 경영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와 함께 하버리포트를 인용해 과다인력에 따른 저생산성(HPV 3년평균 74.6)을 근거로 2646명의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김경협 의원의 주장은 지난달 28일 쌍용자동차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HPV 현황 자료와 지난 9월20일 환경노동위원회의 쌍용자동차 청문회 당시 제출한 맨아워지수, 2009년 당시 회사 회계법인이었던 삼정KPMG가 작성한 회사정상화방안(이른바 정리해고방안)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