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내에서 만성리로 향하는 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여순사건희생자 위령비가 나온다. 역사학자 주철희씨의 설명을 듣는 학생들..
오문수
지난 6일. 여수넷통에서 주최한 '여수시내 중학생 대상 여순사건 역사 탐방' 행사가 열렸다. 진행은 현대사와 국가폭력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주철희씨가 맡았다.
중간고사를 목전에 앞둔 시기라 소수의 학생들만 참여했지만 참여 학생들의 열기는 누구보다 높았다. 여순사건의 최초 발상지에 도착한 학생들은 소풍가는 기분으로 따라 나섰다. 여순사건의 시발점인 14연대 주둔지를 찾은 학생들은 별 감흥이 없다. 아무것도 모르니 당연할 수밖에.
현장에는 높이 7~8미터 언덕아래 2미터 정도의 인공동굴이 보인다. 동굴은 일본군 무기고다. 일본제국주의 시대 일본군이 주둔했던 이곳은 주둔지 뒤편을 구봉산이 둘러싸고 있고 바다가 인접해 군대가 주둔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주철희씨가 학생들 앞에서 당시의 시대상황과 여순사건의 개요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언제 독립했지? 대한민국은 언제 건국했지?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의 차이는 뭘까?"라고 질문해도 잘 모른다. 아직 중학생이라서 일까?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선생님이 이데올로기에 대해 설명하니 이해가 잘 안될 수밖에. 주철희씨가 학생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쉬운 내용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를 들은 후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진지를 직접 답사했다. 깜깜한 동굴내부는 U자를 거꾸로 엎어 놓은 것처럼 파여 있다. 금방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현장 분위기에 학생들이 심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