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서울 대표 도서관을 표명하는 '서울 도서관'이 개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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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큰' 규모의 도서관이 출현하는 것이다. 도서관 앞에는 서울의 상징 '서울광장'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서울의 한가운데 있기에 교통도 더할나위 없이 좋다. 우리나라에도 꿈같은 도서관이 들어서는 것이다.
상상해보라. 토요일 햇볕이 쨍쨍한 오후 하늘엔 구름 한점 없이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는데, 서울광장 잔디밭에 누워 서울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보는 그림같은 풍경을. 너무나 낭만적인 모습이 아닌가. 서울의 심장부에는 여가 시설, 행사장도 필요할테고 행정시설도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잔디밭에 누워서 책 읽는 모습도 좋지 않을까.
'큰' 도서관의 출현서울 도서관은 여러 형태의 도서관을 지원·조정하고 협력하는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는 국립도서관·국회도서관·시립도서관 등이 있는데, 법령 관계 운영 주체가 아주 복잡하게 돼 있어 행정체계의 일원화가 요원하다.
여기에 서울 도서관은 전문 도서관이자 문화 허브를 지향한다. 책만 있는 도서관이 아닌 휴식, 문화 시설. 일종의 '멀티플렉스'가 되려하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 공공 도서관처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지 미지수이다.
작은 도서관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소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책이 아닌 문화를 즐기러 대형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기에, 자칫 서울 도서관의 지원·협력 기능은 상실될 우려마저 있다. 20년 전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하겠다.
서울 대표 도서관'서울 도서관'은 서울 대표 도서관을 표명하고 있다. 이미 서울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수십 군데의 서울시립도서관이 있고, 국립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이 각각 여의도와 서초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서울 도서관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의 기본은 책에 있다. 국립도서관은 1000만권에 육박하는 장서가 있고, 국회도서관도 500만권에 이르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 도서관은 일단 20만권의 책을 구비할 것이라 한다. 훨씬 더 많은 책을 구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이 충분하면 질도 충분해야 한다. 즉, 이용하기 쉽고 편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말그대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끔 합리적이면서도 쉬운 시스템을 갖춰야 하겠다. 작은 도서관들이 쉽게 갖추지 못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양질의 시스템이다. 그런 부분을 잘 협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교통의 편리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작은 도서관들이 갖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교통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들. 그런 도서관을 짓는 것이 지금 한창인 작은 도서관 운동의 취지 중 하나이다. 이점에서 서울 도서관은 좋은 위치에 있다.
이런 모든 면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서울시민이 편안함을 느끼고 문화적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때,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서울의 심장부에서 서울 대표 도서관이 탄생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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