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훈련장 붕괴 논란, 비판받을 대상은 없다

[주장] 태릉선수촌 승리관·필승주 체육관, 정말 붕괴위험일까

등록 2012.10.19 17:18수정 2012.10.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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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홈페이지 화면캡처 ⓒ 태릉선수촌 홈페이지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51·진주갑)이 태릉선수촌 승리관과 필승주 체육관의 붕괴위험성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손연재 선수가 속해있는 리듬체조를 비롯, 유도·탁구 등의 대표선수 선발전과 훈련이 이뤄지는 승리관과 필승주 체육관이 D등급을 받았다. (중략) 스포츠 강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붕괴 우려가 있는 시설물에서 훈련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날, 박대출 의원은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2011년 자료(한국시설안전공단 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태릉선수촌 건물 2동의 붕괴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시설물 사용제한'과 '재보수 공사 시행'을 요구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의원이 언급한 '태릉선수촌 체육관 2동 붕괴위험성' 지적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수 언론이 이를 보도하며 논란은 더욱 가열됐습니다. 몇몇 언론에서는 '삼품 백화점 붕괴'를 언급하며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논란을 '한 선수의 국제 대회 출전 문제'와 연관 지으며 협회를 비판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지금도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기사를 본 다수의 누리꾼들이 협회와 태릉선수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 속에 관련 보도를 접한 국가대표 선수들은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자신의 훈련장소가 붕괴 위험에 노출됐다는 보도를 보면서 얼마나 아찔했을까요. 정말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처럼 승리관과 필승주 체육관이 붕괴 위기에 놓여있는 것일까요.

한국시설안전공단·태릉선수촌 "붕괴위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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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의원측의 태릉선수촌 현장 답사 사진 ⓒ 박대출 의원측 제공사진


하지만 '승리관·필승주 체육관 붕괴위험성' 논란에 대해, 태릉선수촌의 시설 안전진단을 담당했던 한국시설안전공단 측 관계자는 "붕괴 위험성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필승주 체육관와 승리관의 경우 마감재가 노후화됐고 지붕에 누수가 있다. 그런 것들이 다른 것에 비해 낡아서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것이다. 구조적으로 위험하다거나, 붕괴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 기울기 등을 계측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

태릉선수촌 관계자도 비슷한 맥락의 답변을 했습니다. 건물의 붕괴는 강도·건물의 기울기·기둥의 균열 등과 관련이 있는데 승리관과 필승주 체육관은 건물 붕괴와 관련된 조짐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안전등급 D등급(2011년 8월)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올해 체육관 내 보수공사(지붕)를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필승주체육관·승리관은 위험하지 않다. 오래 쓰다 보니 비가 누수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D등급을 받은 것이다. 시멘트는 수축·팽창을 하기 때문에 오래되면 벽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기둥에 균열이 생기면 문제지만 균열이 가지 않았다. 구조적 적으로 위험한 조짐은 없다. 매년 보수하고 있고,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태릉선수촌 관계자)

저는 대학 재학 당시 '재난위험시설물 탐사보도' 공모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취재 당시 안전등급 D·E급 건물을 많이 탐사했습니다. 그런 경험 덕분일까요.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태릉선수촌의 해명에 수긍이 갔습니다.

승리관과 필승주 체육관이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것은, 건물 붕괴 위기라기보다는 시설 노후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래된 건물의 경우 자연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강도·건물의 기울기·기둥의 균열 등의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건물붕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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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건물 촬영 사진 ⓒ 박대출 의원측 제공사진


제가 소방방재청에 문의한 결과 안전등급 D·E급 건물은 전국에 1042개(2011년 조사)라고 합니다. 물론 여기에 공사장·재건축 건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전국의 D·E급 건물은 수백 개에 달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급 건물 대부분은 건물 붕괴 위험과는 거리가 먼, '노후화'된 건물들입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안전등급은 예방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E급 건물의 경우 (붕괴) 위험이 있지만, D급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국정감사에서 태릉선수촌 건물의 '붕괴 위험' 문제가 불거진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측에 문의해 답변을 들었습니다.

태릉선수촌 붕괴위험 논란, 비판받을 대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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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건물 상태 모습 ⓒ 박대출 의원측 제공사진


박대출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 15일 태릉선수촌 승리관과 필승주체육관을 현장답사한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박 의원 측은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15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건물 상태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자료, 그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승리과과 필승주 체육관) 상태를 확인했다. 건물 자체의 붕괴 위험성 관련해서는 직접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말할 수 없지만, 외벽 등에서 전도의 위험이 커 보였다. 외벽이 사각형으로 금이 가는 현상도 발견했다. 건물 붕괴 뿐 아니라, 이런(외벽) 것들이 떨어지는 것도 붕괴라 말할 수 있지 않나. 사람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보수·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현재 폐쇄상태인 수영장의 경우, 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기자가 박 의원 측으로부터 받은 50장의 현장답사 사진 속에는 승리관·필승주 체육관 그리고 현재 폐쇄된 수영장의 내·외부에 균열이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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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의원측의 태릉선수촌 현장 답사 촬영 사진, 외벽 균열 문제를 제기했다. 사격형으로 균열된 외벽의 경우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박대출 의원측 제공사진


국정 감사를 앞두고, 의원 측에서 현장을 답사해 문제 제기를 하는 모습은 올바른 태도라 생각합니다. 또 태릉선수촌의 승리관·필승주 체육관 외벽 전도 우려와 폐쇄된 수영장의 펜스 설치 요구는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두 건물의 (건물 자체의) 붕괴 위험은 없는 상태이기에 '붕괴'라는 표현보다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어땠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붕괴 위험'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불안해할 것 같다는 염려가 듭니다. 또 시설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태릉선수촌 측이, 괜한 비판을 받는 것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승리관·필승주 체육관의 선수들, 2017년 진천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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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건물 외벽 균열 사진 ⓒ 박대출 의원측 제공사진


이번 '승리관·필승주체육관 붕괴 위험' 논란은 건물 자체의 붕괴 위기가 아닌 마감재 노후, 시설 노후화로 인한 외부 벽 균열(전도) 등의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예방과 보수공사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승리관·필승주 체육관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 대표 선수들은 2017년 진천 훈련장으로 이동을 합니다. 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와 태릉선수촌 측은 수시로 시설물 점검을 하고 매년 보수·보강 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2017년까지 관련 건물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렇기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 '태릉선수촌 건물 붕괴'와 같은 발언, 과장 보도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 논란이 일부 협회와 일부 선수의 알력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천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날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런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태릉선수촌 측도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선수들이 좀 더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국정 감사에서 제기된 '외벽 사각형 모양의 균열 보수' '폐쇄된 수영장 펜스 설치' 같은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태릉선수촌 #필승주 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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