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자재암 산사 추녀끝에 가을이 당도해 있다.
김학섭
유명 산일수록 정상에는 등산로가 따로 없다. 사방에 길투성이다. 다니는 곳이 곧 길이 된다. 그 바람에 나무 뿌리가 드러나는 것은 예사고 나무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소요산(587미터)이라고 다를 리 없다. 소요산은 경기도의 소금강이라고 할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산이다.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의 숨결이 숨을 쉬고 있는 아름다운 소요산이 큰 속병을 앓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정말 이것이 우리가 자랑하는 유명산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인간이 모른 체 하는 사이 산은 심한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26일 아침 일찍 소요산을 찾았다. 27일부터 비가 내린다기에 금년에는 가을 산을 찾지 못한터라 큰 마음 먹고 소요산을 찾았다. 금요일인데도 소요산을 찾는 사람들이 지하철을 꽉 메우고 있다. 출발 2시간여 달린 끝에 도착한 소요산, 이미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가을 축제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길거리에는 '길다방'이란 천을 담벼락에 붙이고 커피를 파는 이색다방도 있다. 골목 장사꾼들이 대목을 보기 위해 열심이 생선을 굽고 지지고 분주하다. 엿 파는 각설이 아저씨 아줌마의 유행가 가락이 소요산을 흔든다. 행사 준비하느라 차일치기에 바쁜 사람들의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다. 가을비 치고 꽤 많이 내린다는데 행사가 잘 치러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