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박근혜? 알바하고 유모차 밀고

팝콘 판매원 체험, 유모차 산책... 젊은층 마음돌리기

등록 2012.10.28 16:51수정 2012.10.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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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영화관의 팝콘 판매대에서 판매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 안홍기


정수장학회 문제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당의 NLL 공세를 거들고 나서면서 강경자세를 취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유모차를 끌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기조전환을 시도했다. 지지층이 취약한 '젊은층 마음돌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2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영화관에서 운영하는 팝콘·음료수 판매대에 앞치마를 입고 섰다. 주로 20대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현장을 체험해본다는 취지였다.

박 후보는 이날 일반 팝콘과 카라멜 팝콘, 음료수대 사이를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박 후보는 처음 몇 분 동안은 음료수대에서 음료가 나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애로를 겪고, 손님에게 팝콘을 건넬 땐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는 걸 까먹기도 했지만, 대체로 빠르게 적응했다.

이날 현장에는 보수단체 집회 현장과는 달리 박 후보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박 후보에 말을 건네기 위해 팝콘줄을 선 이들도 있었다. 이미 영화를 보고 나가던 한 노부부는 박 후보를 보고 발길을 돌려 팝콘을 주문했다.

박 후보가 건네는 팝콘을 받아든 남성은 "너무 많이 주셨다"고 했고, 박 후보는 "제가 인심 좀 썼어요"라고 화답했다. 이 남성은 "드릴 말씀이 있다"며 "젊은층에게는 인기가 없잖아요. 그렇죠?"라고 '도발성 질문을 던졌다. 박 후보는 당황한듯 "하하, 왜 없어요, 있죠"라고 답했다. 이 부부는 '젊은층 사로 잡는 비법'으로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라고 제안했고 박 후보는 감사를 표했다.

한 초등학생은 박 후보에게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학생의 엄마는 "아이가 박정희 대통령의 광팬"이라고 소개했고 박 후보는 "그래요? 그러면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인 것 같아요. 그렇죠?"라며 사인한 종이를 건넸다.

"청년들 알바에 쫓겨 잠재력 발휘 못할까 걱정"


이날 박 후보가 40분 정도 일하고 받은 대가는 팝콘 한 봉지와 영화표였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연속해서) 몇 시간씩 일하시는데도 항상 밝은 표정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참 마음이 좋았다"며 "(팝콘 판매원들이)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이렇게 밝은 마음으로 하게 되면 힘이 솟는구나 하는 모범을 보이셨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우리 청년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끼, 소질, 각자가 그런 무궁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그런 걸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아르바이트하면서 시간에 쫓기고 하다보면 그런 역량을 충분히 펼 수 없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이어 "청년들의 역량이 발휘되면 나라가 움직이는 거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는 건데, 그런 환경이 되지 못한다면 그런 청년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모차 미는 모습 연출 "아기 키우는 게 축복인 나라 만들겠다"

박 후보는 이어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석, 젊은 부부들과 함께 유모차를 미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인사말에서 "아기를 데리고 유모차를 끌며 산책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기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기쁨인지 모른다"며 "그럼에도 우리에겐 아기를 키우는 것에 좀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고 아기를 키우는 게 진정한 축복과 기쁨이 될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도입해 언제든 맡기고 싶은 시간에 아기를 맡길 수 있게 한다든지, 아동 30%는 국공립 보육시설에 갈 수 있도록 시설을 증설하고 민간 보육시설도 기준을 정해 지원해서 더 편안하고 질 좋은 보육시설에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팝콘 #알바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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