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 토론에는 장미란 역도선수, 손연재 체조선수, 신아람 펜싱선수, 송대남 유도선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하고 있다.
권우성
손연재가 어떻게 토론회에 참석했나도 문제지만,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초청한 것이 적절한가도 의문이다. 이날 토론회는 체육인 복지법을 제정하기 위한 공청회였다. 역도의 장미란, 펜싱의 신아람, 체조의 손연재, 유도의 송대남, 쇼트트랙의 진선유 등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이병석 국회부의장, 이한구 원내대표, 정우택 최고위원, 최수영 수석부대변인 등도 함께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도 참석했다ㅓ.
박근혜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체육인의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를 약속하면서, "국가대표 은퇴 후에 일정 기간 교육을 거쳐서 체육교사나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나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육성", "스포츠강사 장애인시설파견을 확대" 그리고 "체육인 명예의 전당 등을 포함한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리사 보좌관은 이날 박근혜 후보의 토론회 참석은 일부 언론보도처럼 당일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하루 전날 이미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후보가 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치 공약들을 발표함으로써 '정치적 색깔을 지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10월 31일 브리핑을 통해 "훈련에 바쁜 손연재 선수를 불러다 사진 연출용으로 쓰는 것"을 지적하면서 "아직 고등학생 신분의 손연재 선수를 정치행사에 억지로 불러 박근혜 후보 옆에 세워 이미지 사진용으로 써먹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 측도 31일 논평에서 "패널로 참석한 손연재 선수는 토론이라기보다는 평소 인터뷰에서 밝혀온 현역 선수로서의 힘든 점을 반복해서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평하며 "새누리당이 손연재 선수를 굳이 불러온 이유는 법 제정 토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박근혜 후보와 사진을 찍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이에리사 의원 보좌관은 "손연재 선수를 패널로 초청한 것은 체조분야를 대표하는 선수로써 여러 가지 고충을 듣기 위한 것"이었으나 "여러 가지 안 좋은 이야기가 나와 손 선수 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아직 고등학생인 손연재가 국회에서 진행하는 입법 공청회에 참석한 일은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많다. 손연재의 토론회 참가를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체조협회도 책임이 있지만, 선수 소속사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본래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아직 고등학생이고, 기량이 완성되지 못한 현역선수를 그것도 훈련시간에 토론회에 초청한 것은 이 의원 측의 실책이라는 비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