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의총에서 자신의 정치혁신 구상을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협력을 당부했다.
남소연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최고위원이 사퇴 뜻을 밝힌 후 민주당의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우윤근·김현미 의원 등 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김 최고위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다. 민주당 쇄신 방안 등에 의견을 나눈 이들은 김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위원장은 이후 한 차례 더 김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 후보나 그 지지자들이 봤을 때 '와' 하고 놀랄 정도로 민주당의 강력한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단일화 경쟁은 물론 대선 본선에서도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혔다. 김 최고위원은 6·9 전당대회 당시 '이해찬-박지원 담합론'을 제기하며 이해찬 대표와 강하게 대립한 바 있다.
새정치위원회는 이날 오후 지도부 퇴진론을 공식 제기할 계획이었지만 논란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이나 새정치위원회는 문 후보가 추진하고 있는 정치쇄신과 민주당 혁신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도부 퇴진 등 인물 교체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친노 핵심 참모 9명의 선대위 퇴진으로는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인적 쇄신을 핵심은 실무자급이 아니라 결국 당 대표 등 지도부가 대상이 돼야한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퇴진 압박에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든 힘을 다 합쳐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무엇을 탓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김한길 최고위원의 사퇴 보도가 있는데 정말 그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사퇴 철회를 주문하기도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금은 대선 승리에 전념할 때이지 내분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라며 "저는 이미 선대위에 개입하지 않고 원내대책에 전념하고 있다, 내일부터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방 순회 일정을 마련하고 지원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물러나라니 비참"... 당 내부와 외부 인적쇄신론 온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