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호 교수님께서 한국어를 배우는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학생들앞에서 강연을 하고 계십니다. 오른쪽에 서 계시는 장영화 선생님께서 통역을 맡아 주셨습니다.
박현국
9일 오후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한국어 수업시간에서 지금 도쿄 메지로(目白) 대학에 방문연구교수로 와 계시는 경희대학교 외국어학부 한국학과 박동호 교수 초청 강연이 있었습니다. 처음 한국어로 진행된 강연에서 박동호 교수님은 일본 학생들이 왜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지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예년보다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어나 중국어에 비하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저희 학부의 경우 1996년 처음 국제문화학부가 생겼을 때에는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은 열 명이 넘지 않았습니다.
교과 과정을 영어와 같이 한국어를 들을 수 있도록 바꾸고 꾸준히 노력하여 지금은 해마다 40명 정도가 한국어를 신청하여 두 해 동안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저희 캠퍼스에 있는 이학부나 사회학부 역시 처음에는 외국어 과목 가운에 한국어 수업이 없었으나 학생들의 끊임없는 요구나 주위 상황들이 바뀌어 10여 년 전부터는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근대 문명의 발달은 산업혁명 이후 서구 문명을 좇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전기, 전차, 비행기의 발명은 사람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했고, 많은 진보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러한 물질문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경험, 실증주의적 생활철학은 정신문명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일찍이 서양 문명에 관심을 가진 일본의 선각자들은 앞을 다투어 서구를 방문하고 그들의 물질문명이나 정신문화의 근간을 연구하고, 일본으로 수입하고, 일본화 하여 개발하는데 몰두했습니다. 이후 일본인의 꼼꼼한 성격과 외부 기술을 수용하여 자기화하는 능력으로 현재의 부와 안락함을 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일본 사람들은 서양 문물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탈아입구를 말하지 않아도 섬나라 일본 사람들이 외부 문물에 대해서 가지는 호기심과 열정은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다만 동양 사람으로서 서양 문물에 정신을 팔기에 앞서서 나 자신, 아니 우리의 이웃인 한국이나 중국은 어떤 나라이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서는 외국어라면 으레 영어를 생각하고, 제2외국어라는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