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한상대 검찰총장 현직 부장검사에 대해 수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한상대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굳은 표정으로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필요한 이유 사실 김광준 부장 검사 사건은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늘 보던 검찰의 모습이 재현되던 것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졌다. 특임검사는 경찰을 의식해서라도 엄격하게 수사할 수 밖에 없었고, 대선뉴스에 묻혀 여론도 곧 잠잠해질 터였다. 그런데 이번 성추행 파문은 그 발상의 대담함이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은 물론 같은 검사들의 어안까지 벙벙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지금 국민들 중 누구도 군부가 결정적 시기에 나서서 쿠데타같은 방식으로 정권을 찬탈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두환·노태우 정권시절 군부는 정치의 상수였다. 정치군인들이 판을 쳤다. 그래서 육군장성들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그것도 집권 여당의 실력자 중의 한사람인 원내총무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다. 무소불위의 군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척결과 민주주의의 확립으로 군부에 대한 문민통제의 기풍이 조성되었다. 지금 검찰도 이런 전광석화 같은 강력한 개혁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수부 폐지와 같은 정책을 통하여 비대한 권한을 정상화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같은 정책을 통하여 검찰조직도 통제받도록 하여야 한다.
진실로 정의로운 검찰을 보고 싶다. 거악에 타협하지 않는 검찰,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관용하는 검찰을 기다린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검찰 말이다. 그러자면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자신을 돌아보기 바란다. 그러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해법이 무엇인지 보일 것이다. 권력과의 거래처로 전락한 중수부를 폐지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당신들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검찰은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특권세력이 아니라 헌법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검찰권을 대신 행사하는 조직이다. 검찰조직은 지금 이 점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검찰은 초조하게 대선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검찰조직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검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그의 검찰개혁공약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면 검찰이 대선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검찰과 관련된 대선관전 포인트를 살펴보는 것도 이번 대선에서 주요한 대목이다. 하나회를 위시한 정치군인들이 그랬듯이 역사의 도도한 진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검찰은 하나회의 몰락에서 어떤 교훈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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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딱 한뼘씩만 사회가 진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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