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도우미' 자처한 송지헌 아나운서 유감

등록 2012.11.27 15:52수정 2012.11.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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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눈을 감으면 늦으면 5분, 빠르면 1분 이내에 잠이 든다. 그런데 어젯밤은 새벽 2시까지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텔레버젼을 켰다가 아내에게 타박까지 맞았다. 밤 11시 15분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단독토론회<국민 면접 TV 토론회, 박근혜 후보>가 있었지만 10초 정도 잠깐 봤지만 이내 다른 채널로 돌렸다.

그러다가 새벽 4시쯤에 잠이 들었다. 당연히 늦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학교까지 다 간 9시쯤에 일어나보니 조금 익숙한 '송지헌'이라는 이름 석자가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올라온 것을 적잖게 놀랐다. '송지헌 전 KBS 아나운서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나 클릭을 해보니 박근혜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은 것이다. 박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다고 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다니 놀라웠다. '박근혜 토론'은 2위였다.

그 이유가 금세 드러났다. 송지헌 전 아나운서가 박근혜 후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송 전 아나운서는 패널이 박 후보에게 부담되거나 불리한 질문을 하면 질문을 끊어버렸다. 지난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토론회 때 사회자였던 정관용 교수가 두 사람 토론에 거의 개입하지 않았던과 대비됐다.

a  송지헌 전 아나운서는 박근혜 후보 단독토론회 사회자로 나섰다가 박근혜 후보 '도우미'가 되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송지헌 전 아나운서는 박근혜 후보 단독토론회 사회자로 나섰다가 박근혜 후보 '도우미'가 되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 MBC


급기야 패널이었던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지나치게 말을 가로막는 것 아니냐"며 따졌고, 송 전 아나운서는 "시간배분 때문이다"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까지 연출됐다. 송 전 아나운서는 "점진적으로 나아진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박 후보 정책을 홍보해주었다니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블로거 '아이엠피터'가 "국민면접 '박근혜'는 TV토론도 아닌 단순히 '송지헌 쇼' 내지는 '송지헌의 박근혜 후보 구하기'에 불과했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리꾼들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도공이'-"ㅎㅎ국민을 바보로 아는구나. 내일 아침 언론들은 시청률 어떻게 조작할지 안봐도 비디오. 공약은 남발해서 뭐하냐? 지키지도 못할 것."
'뽀빠이'도 "아니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옆에서 도움을 주다니??? 박근혜가 버벅거리면 옆에서 사회자가 꼭 훈수를 두고, 말문이 막히면 뭐라 해석을 해주고, 사회자로 나선 놈 kbs 사장 자리 탐나서"
'파수꾼'-"송지헌ㅋㅋㅋ 수석졸업, '다른 친구들은 놀았냐???' 이 사람아 다른 사람들은 민주화운동 한다고 뺑이쳤겠지. 시간 없다고 재촉하더니 쉬어가는 타임이라며 판넬들고 홍보도우미 자처.대본유출 의심되는 대목이 상당히 많고, 사회자는 곧 새누리 들어가서 한자리 할 듯"
'와일드 캣' 송지헌 아나, 고용주한테 연봉협상 면접 테스트받는 줄 알았음"
'@KIMr****-"박근혜를 막 몰아붙이던 패널에게 토론 사회자인 송지헌 아나운서가 '그러다가 오래 쉬시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협박하는 거 보고 나 완전 놀랬어."
'@einklei'-"대기자님 어제 방송이 박근혜토크쇼에요?송지헌토크쇼에요?"

송지헌 전 아나운서이 사회자로서 자질 논란은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 15일 자신이 진행했던 <야후코리아> '송지헌의 사람IN'에서 시국선언을 비판했다가 거센 비판을 자초했었다.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가 출연했었는데 인터뷰를 하던 중 김 지사가 시국선언과 관련, "저하고 옛날에 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분들이다. 그 분들이 무엇을 가지고 하는지 대체로 짐작한다"고 시국선언을 비판헸다. 그러자 송 전 아나운서는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 돼서 그런 것 아니냐"며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육계와 종교계 인사들을 비난했었다.


a  송지헌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9년 6월 김문수 지사와 인터뷰에서 시국선언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송지헌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9년 6월 김문수 지사와 인터뷰에서 시국선언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 야후코리아


또 김 지사가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한다면 제자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이 안 되니까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든지, 이런 이야길 하면 몰라도 무슨 내용인지 분명치 않다"며 시국선언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송 전 아나운서는 "왜 그렇게 사실까, 김문수 지사도 그때는 운동권이지 않았느냐, 사회주의 무너지는 걸 그분들은 못 보셨나"라며 "김 지사님이 무슨 책을 보셨거나 어디서 좋은 강의를 들어서 바뀌었으면 그 분들도 좀 바꿀 수 없냐"며 시국선언을 한 사람들을 거듭 비판했었다. 당시 두 사람 인터뷰 내용을 보면 얼마나 그가 편향적이었는 알 수 잇다.


송지헌- 최근 시국선언에 대해 '뭘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발언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김문수= 시국선언이라는 제목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용이 중요한거다. 그래서 제가 내용이 뭐냐 그래 봤더니 별 내용이 없더라. 그래서 제가 차라리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한다면 우리제자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이 너무 안되니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어내라 라든지, 정말 참 아이들 장래가 걱정이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몰라도 지금 무슨 내용이냐 라는 부분에서 분명치 않다. 무엇이 문제냐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 옛날같으면 군사독재를 반대한다든지, 유신독재, 긴급조치를 반대한다든지 이런 얘기를했는데, 지금은 뭐냐는 거다. 저는 이해를 잘 못하겠고, 카메라 앞에 비치는 분들 보면 대부분 저하고 옛날에 다 (운동권) 하든 분들이다. 그 분들이 뭘 가지고 하는지 대체로 짐작을 한다.
송지헌-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되서 그런 거 아니에요?
김문수= 글쎄 뭐.
송지헌- 아직도 거기 남아 가지고.
김문수= 네 그런데 뭐.
송지헌- 공부가 안돼 가지고, 허허.
김문수= 메시지가 분명하면 저희가 받아들여야죠.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분명치 않다.
송지헌- 왜 그렇게 사실까요, 그러면? 그게 참 중요하다. 김문수 지사님도 같이 운동권이었잖나? 그때는 얘기하면 잘 통했잖나? 목적도 같았고. 그런데 사회주의 무너지는 걸 그분들은 못보셨나?
김문수= 그분들이 바라보는 시국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도 좀 반대하고.
송지헌- 네 맞아요.
김문수= 남북관계도 기본적으로 북에 대해서 비판 안한다. 그래서 저는 왜 북한을 비판하지 않느냐? 핵을 쏘는데 그분들이 핵을 쏘면 안된다는 비판하느냐?
송지헌- 아 그러니까 잘아시니까 김 지사님이 무슨 책을 보셨거나 어디서 좋은 강의를 들어서 바뀌었으면 그 분들도 좀 바꿀 수 없나?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혼란양상이고 극과 극으로 맞붙는건지 전 그게 참 궁금하다.
김문수= 그런 점에서 참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토론이 필요한데, 지식인들 사이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서로 인정하면서 대화를하고 언론에서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시고 국민들도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잖나?
송지헌- 아 그러니까 딴나라 사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등돌리고 앉아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자가 엄정한 정치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송 전 아나운서는 그렇지 않았다. 진중권 동양대교수(@unheim)은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쇼'인줄 알았더니 '송지헌 쇼'였다고, 오늘 점심은 '비빔밥'으로 하렵니다."
#송지헌 #박근혜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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