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휴스턴 총영사관 재외 국민 투표소
이상훈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지 이틀 째, 평일이라 그런지 아직 재외 국민 투표소는 한가하다. 하지만 휴스턴 총 영사관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우연히 자전거로 세계여행 중인 김성원씨(30)를 만날 수 있었다.
대구에 사는 김성원(30)씨. 군대에서 장교 복무 후 세계 일주를 꿈꿨다. 세계일주는 하고 싶은데 여행 경비 마련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전거로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전거로 여행하며 길에서 느끼는 매력에 빠져 계속 자전거 세계 일주를 고집하고 있다.
그의 세계일주는 2010년 4월 1일, 중국 칭다오에서 시작됐다. 칭다오에서 홍콩까지 7개월, 동남아 5개월, 서호주 지역에서 1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동남아로 돌아와 한달 반 여행한 후 한국에서 3개월간 머물며 체력을 재충전했다. 여행중 태국에서는 뺑소니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단다.
휴식 후 다시 길을 떠난 그는 85일 전, 캐나다 밴쿠버를 통해 북미주로 들어왔다. 85일간 북미주 대륙에서만 달린 거리는 4019km.
미국 시애틀에서 우연히 만난 영사관 직원을 통해 국외자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여행 일정에 맞춰 휴스턴 영사관에서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예상 보다 늦어진 일정 때문에, 샌디에이고에서 그레이하운드(미국 고속버스)를 타고 휴스턴으로 오기로 결정했다.
세계 여행 중인 그, 투표를 안 하고 넘어가는 게 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20만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버스를 타고 사흘 밤낮을 자전거 타고와서까지 꼭 투표를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