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번개 모임에서 한 학생과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조재현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의 유세 전략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전략으로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지원에 나선 안철수 전 후보도 젊은 세대의 투표율 올리기에 총력을 쏟았다.
11일 서울 대학가 5곳을 돌며 대대적인 유세를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고려대·건국대·이화여대·홍익대와 연세대·서강대가 있는 신촌에서 학생·시민들을 만나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기말고사 시험기간인데도 각 대학 유세장에는 500~1000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년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투표만이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14일은 부재자 투표 마지막 날이다,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하기 싫다'는 분이 계시면 꼭 쫓아가서 말려 달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인간 마이크' 유세 방식에 호응해 안 전 후보의 발언을 복창했다.
사회를 본 허영 비서팀장은 "재외국민 선거 투표율이 71.2%에 달했다, 국내 투표율은 77~80%를 넘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호 1번 찍으면 안 된다, 누구 찍어야 하는지 알죠? 12월 19일 투표하고 해피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송호창 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안 전 후보가 사퇴한 후 젊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투표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안 전 후보가 그분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서울 대학가를 돈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영 대변인도 "수도권의 20~30대 투표참여가 이번 대선의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 전 후보의 대학가 유세는 13~14일로 예정된 부재자 투표를 겨냥한 것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 서울 대학가에서는 부재자 투표가 투표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유민영 대변인은 "부재자 투표를 앞두고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투표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건국대 앞 유세에서 만난 한 학생은 "안 전 후보 사퇴 이후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친구들이 많다"며 "친구들한테 '부재자 투표 신청했다'고 하면서 투표하자고 말한다, 친구들도 대선에 관심이 많은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독려하면 투표에 많이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학가에서 만난 학생들은 안 전 후보의 유세로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후보의 이날 일정을 모두 동행했다는 대학생 이진혜(23)씨는 "시험 중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안 전 후보를 보러 나왔다"며 "안 전 후보가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하는 만큼 정치에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투표의 의미를 전달하는 만큼, 20~30대의 투표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송승아(24)씨는 "과거 투표율이 낮았던 것은 찍을 후보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젊은 층의 큰 지지를 받았던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찍을 사람이 있는 이번 대선에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한다고 한 이후에 부산과 군포에서의 공동유세 분위기가 아주 뜨거웠다, 그 추운 날에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나오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끌려가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성 양아무개(21)씨는 "안 전 후보 지지자로, 안 전 후보가 사퇴한 이후 기권할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한 이후, 대선에서 문 후보를 찍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신 : 11일 오후 4시 37분] "5분 뒤 시험인데 안철수 보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