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도리포 주민들이 포구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이돈삼
어느 시인이 '마악 사랑을 놓아버린 사람은 가보라'했던 곳이다. 도리포구다. 전라남도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에 있다. 일몰과 일출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도리포는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뽑혔다. 거친 해풍에 부서지는 파도와 빨갛게 물들인 저녁노을이 황홀하다. 하여, 해마다 연말연시면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다.
도리포구 전망대에 섰다. 바다 저편으로 영광군 염산면 향화도와 함평항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드넓은 바다를 향해 정화수를 떠놓고 지아비의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아낙네상이 애틋하다.
바닷바람이 차갑다. 하늘엔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발길을 돌려 반대편에 있는 물량장으로 향했다. 포구에 정박한 10여 척의 배에서 까만 물김을 퍼 올리는 손길이 분주하다. 말로만 듣던 돌김 '무안해제김'이다. 무안해제김은 예부터 맛과 향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