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민심의 바로미터? 가늠자 역할 톡톡히 할까

"도내 20% 이상 승리 확신" vs "안풍 불어서 뒤집기 가능"

등록 2012.12.17 18:18수정 2012.12.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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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바로미터', '리트머스 시험지', '캐스팅 보트' 모두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이 될 후보들을 쪽집게처럼 찍어준 충북 유권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다섯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중원을 차지한 이는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충북 승리'는 곧' 대선 당선'라는 등식이 성립했기에 정치권에서 충북을 놓고 위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회자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오는 12월 19일에 치를 제18대 대선에서 충북 민심의 향배는 어디로 향할까. 지역 정가 중론은 이번에도 충북은 변함없이 민심의 바로미터 가늠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다섯 번의 대선 승리자의 예측 쪽집게가 깨질 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풀이하자면 도내 지역에서는 '어머니의 고향', '세종시 원안 사수' 등에서 신뢰를 얻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앞서겠으나 전국적인 판세에 비춰 볼 때는 반대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20% 이상 승리" VS "박빙"

한 여론 조사기관에서 지난 11월 18일 전국 성인남녀 2310명을 대상으로 유력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3%포인트로 충청권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58.1%,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36.2%가 나왔다.

a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10월 8일 새누리당 충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10월 8일 새누리당 충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 신용철


지난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 935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2%포인트인 가운데 충청권 지지율로 봤을 때 박 후보 지지율 48%, 문 후보 지지율 37%가 나왔다. 이 같은 여론 조사 자료를 토대로 새누리당 측에서는 충청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8~20%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도 <충청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역 민심 등 총체적으로 보면 박 후보가 문 후보를 20% 정도 앞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에서나 외부 언론기관에서 객관적으로 한 여론조사들을 볼 때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두고 봐라, 반드시 우리 새누리당이 20% 이상 도내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a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 ⓒ 신용철

윤 위원장은 충북 도내 유권자들이 박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박 후보가 충북에 특별한 연고가 있다고 충북 유권자들은 느끼고 있다"며 "충북이 박 후보의 외가나 마찬가지다. 박 후보는 충북의 외손녀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유권자들이 박 후보에게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북의 국회의원 의석이 8석 중 5석을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의 그 판세를 따르고 있는 것 같다"며 "각 당 지역 지구당을 보면 국회의원이 많이 있는 지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 마디로 민주당 의원들이 많은 지역은 문 후보가 우세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많은 지역은 박 후보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이와는 반대로 충청권 역시 유력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이내에서 경합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전국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민주당 측에서는 양 후보의 지지도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100% ARS이거나 집전화로 대부분 보수층이 많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기법이라고 분석하며 조사기법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지난달 26일 A여론조사에서 48:43.3, 28일 B여론조사에서는 48:47.5, 29일 C여론조사에서는 47.3:45.4로 결과가 나타났다.

이후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가 문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을 하면서 문 후보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홍재형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이에 대해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상승 기류는 잡았는데, 아직 격차를 다 따라잡았다고 말씀은 못 드린다, 다만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열심히 하면 박빙으로 이기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위원장은 "언론에서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와 관련해서 깎아내리는 뉴스들을 많이 보도한다, 실제로 그런 것이 부작용 효과로 나타나면서 아직 야권이 탄력을 받지 못한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안철수 쪽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아직 방관하는 유권자들도 있고, 안 전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해 안 후보가 지지하는 문 후보를 찍는다면 뒤집기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  홍재형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위원장.

홍재형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위원장. ⓒ 신용철

홍 위원장은 충북 도내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박 후보 측에서 '충북의 딸'이라고 하는 강조하는 것은 꼭 틀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박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경북과 경쟁해야 하는 것을 유권자들이 알았으면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박 후보가 충북 유권자들에게 '충북의 딸'이라며 감성에 호소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오송과 경쟁관계에 있는 대구·경북에게 프로젝트를 오히려 뺏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시다시피 박 후보의 지지도는 충북보다 경북이 더 강고하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그런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은 크게 보은·옥천·영동의 남부 3군과 증평·진천·괴산·음성의 중부 4군, 그리고 충주, 제천·단양의 북부와 청주·청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박 후보에게 가장 강력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박 후보의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군이 포함된 남부 3군이다.

남부 3군 '박풍' 강고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게 600만 표가 넘는 사상 유례가 없는 대선 득표 차이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충북에서도 예외 없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 후보의 득표가 높게 나왔다. 단, 그가 유일하게 패한 곳은 남부 3군이었다.

5선의 '남부 3군의 맹주' 이용희 의원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의원과 정 후보는 정치적으로 부자관계를 맺고 있던 관계로 이 의원이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남부 3군의 딸' 박 후보가 이 지역에서 다시금 맹주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지난 KBS 청주 여론조사에서 50%를 넘는 지지율이 지금은 70%까지 나온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남부 3군의 유권자 수가 충북 도내 전체 유권자 수와 비교하면 그 비중이 10분의 1일도 채 되지 않고 있어 그 파급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 도내 인구 158만 명 가운데 68만 명 정도가 청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충주가 25만 명, 제천 12만 명 정도 된다. 보은·옥천·영동 남부 3군 인구를 모두 합해도 12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a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10월 23일 명암타워에서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들며 결의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지난 10월 23일 명암타워에서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들며 결의를 보이고 있다. ⓒ 신용철


현재 충북 지역민심 남부 3군 다음으로 중부 4군, 북부, 청주·청원 순으로 여당에서 야당 색깔로 짙어 지는 편이다. 인구 순도 정비례 상황이어서 아직까지 충북에서 누가 대선 승리의 고지를 탈환할지는 미지수다.

또 충북 지역 유권자 특유의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정치성향과 후보 결정에 대해 꼼꼼하고 신중한 것을 볼 때, 충북 도내에서 누가 대선 승리의 깃발을 높이 올리느냐에 있어선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선거 민심은 이달 19일 대선 당일 투표가 끝나고 마지막에 가서 선거함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선관위에서 주최하는 세 차례의 TV토론과 문재인 안철수 야권단일화 선거 운동, 국민연대 등 야권성향의 지지모임 등이 이번 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북 승리가 곧 대선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어질 수 있을지 도내 지역 정치호사가들을 비롯해 전국 정치 호사가들의 눈길이 충북 민심에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충청리뷰 #홍재형 #윤진식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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